사회
"항상 사랑을 주는 모습에 빠졌다"…브라질 대사, 유기견 '니카' 입양
입력 2023-03-31 14:22  | 수정 2023-03-31 14:50
사진 = MBN
분변 묻은 채 떠돌던 유기견 '니카'
안락사 앞두고 브라질 대사와 한 가족

인생 반려동물을 원하세요? 그럼 입양하세요!”

영상 = MBN


마르시아 도네르 아브레우 브라질 대사가 유기견 니카(암컷 믹스견, 2세 추정)와 공식적인 가족이 되는 날, 쾌활한 발걸음으로 동물복지지원센터에 들어오며 직접 준비해온 A4 용지를 활짝 펼쳤습니다.

종이에는 깜찍한 고양이와 강아지 이모티콘과 함께 빨간색 하트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활짝 웃으며 종이를 들어 보인 아브레우 대사는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한국어로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 MBN


니카와 만나기 전 아브레우 대사는 니카의 건강 상태에 대한 수의사의 설명, 동물 보험 가입에 대한 안내 등을 받았습니다. ‘학대하지 않고, 학대 했을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 담긴 동물 보호 선언도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반려 동물 등록 절차를 설명하는 도중 니카가 대사 곁으로 왔습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을 듣던 아브레우 대사는 니카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니카를 꼭 껴안은 채 입양 절차에 대한 추가 설명을 듣는 대사의 얼굴에는 '엄마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대사가 니카와 처음 만난 건 지난 3월 6일. 당시 대사는 나와 교감을 나누는 것 같다”고 니카를 향해 남다른 마음을 드러냈었습니다. 이후 니카를 세 차례 더 만난 뒤 입양을 결정했습니다.

사진 = MBN


유기견 니카가 동물복지지원센터로 왔을 때 지어진 이름은 ‘니코였습니다.

니코는 올해 1월 경기 포천시 주택가를 배회하다 구조됐습니다. 구조 당시 겁에 잔뜩 질려있던 니코는 오래되고 오염이 심한 목줄을 착용하고 있었고, 분변이 묻은 채 뼈가 만져질 정도로 야위어 있었습니다.

유실·유기동물 구조공고 기간이 지나도록 가족이나 입양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안락사 대기 상태까지 갔지만, 다행히 지난 2월 2일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로 입소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아브레우 대사와 한 가족이 된 겁니다.

아브레우 대사는 암컷임을 고려해 이름을 ‘니카로, 성은 본인 이름을 따 ‘도네르라고 붙였습니다.

사진 = MBN


현장에는 유기 동물들의 진면모를 알리고 입양을 독려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MBN 꼬순내 팀이 동행했습니다. 꼬순내는 ‘꼬질 순둥이들의 내일을 수호하라는 뜻을 줄인 말입니다.

꼬순내 팀은 지난해 11월 9일 첫 유튜브 영상을 올린 이후 계속해서 세상에 나서기 위해 노력 중인 유기견과 유기묘의 모습을 꾸밈없이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도살되기 직전에 구조된 강아지 ‘공자와 ‘순자 그리고 ‘금자가 두려움에 떨다 사람을 믿게 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린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서울 동물복지지원센터는 꼬순내 팀의 영상에 좋은 인상을 받았고, 먼저 꼬순내 팀에 연락해 이번 아브레우 대사의 유기견 입양 행사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진 = MBN


아브레우 대사는 MBN 꼬순내 팀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강아지에게 사랑을 주면, 강아지가 다시 저에게 사랑을 준다”며 항상 사랑을 주는 니카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니카가 안전하게 뛰놀 수 있도록 마당에 울타리를 설치했다"며 "집 근처에 산이 있는데 니카가 빨리 적응을 마친 후에 같이 산책나가고 싶다”고 니카와 한 가족이 된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아브레우 대사는 브라질로 돌아가더라도 니카와 함께할 계획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