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태일 열사 동생 손잡은 전우원…"격려하고 싶다"·"감사하다"
입력 2023-03-29 22:04  | 수정 2023-03-29 22:05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광주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한 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6시간 경찰조사 끝 석방…곧바로 광주行
“저 같은 죄인 받아준 광주 시민에 감사”
전태삼 “지나간 잘못 참회하길…고생 많아”

마약 투약 혐의로 입국과 동시에 경찰에 체포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석방됐습니다. 전 씨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과 만나 손을 맞잡고 연신 고개를 숙여 사죄했습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7시 55분쯤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하고 마포경찰서에서 전 씨를 석방했습니다. 경찰 조사 36시간 만입니다. 경찰은 전 씨에게 동종 전과가 없고 자진 귀국한 점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검정 코트에 정장을 차림으로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낸 전 씨는 가능하면 오늘이나 내일 5·18 유가족들에게 연락드려 언제 (만남이) 가능한지 여쭙고 편하신 시간에 광주를 가고 싶다”며 광주행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이어 저 같은 죄인을 받아주시는 광주 시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마음이 풀릴 때까지 연락드리고 싶고 받아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약투약 혐의에 대해선 방송에서 밝힌 바와 같이 대마초 등 각종 마약을 투약했다고 모두 인정했다”고 했습니다. 간이검사 결과 음성이 나온 것과 관련 자세한 검사 기록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후계자 구도 탈락으로 인한 폭로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후계자 구도에는 관심이 없다”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봤던 좋은 분들과 아이들이 저희 가족이나 지인들에 의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폭로했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입장 표명과 관련해선 조사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반납했다”며 휴대전화를 개통해 가능한 빨리 소통의 창을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5·18 관련 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 회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현장에는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와 부상자회 등 유관 단체 관계자가 나와 전 씨를 맞이했습니다.

시민단체 전두환심판국민행동의 상임고문인 전태삼 씨는 지나간 잘못을 참회하고 뉘우치고 진심 어린 사과하길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에서 오셔 잘못된 것을 고치겠다고 해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들고 격려하고 싶다”며 응원하고 함께하겠다. 이 땅에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그런 일이 없게 만드는 시간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전 씨는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광주로 향했습니다. 이르면 30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전 씨의 사과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