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최신 아이폰까지…러시아, 제재 피해 '뒷구멍'으로 계속 수입
입력 2023-03-28 17:33  | 수정 2023-03-28 17:51
러시아의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 매장/사진=연합뉴스
"러, 카자흐 등 옛 소련 국가와 중국·터키 통해 병행수입"
최신 반도체...전쟁에 이용되기도


러시아가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자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서방 기업의 물품을 ‘뒷문으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현지 시각 어제(27일) 보도했습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를 비롯한 옛 소련 국가들이나 중국, 터키 등 ‘친러 국가들을 통해 서방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지난해 2월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했지만, 러시아 소비자들은 러시아 온라인 쇼핑몰 ‘오존에서 최신형 아이폰을 주문 후 2시간 안에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이케아 가구나 미국산 장난감은 물론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같은 명품 제품들도 병행수입을 통해 꾸준히 러시아에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홍콩에 본사가 있는 ‘포치타 글로벌과 같은 해외 구매대행 서비스도 나이키, 자라, H&M 등 서방 기업 제품을 러시아로 배달해줍니다. 포치타 글로벌에서 주문된 상품은 홍콩에 있는 창고를 거쳐 러시아로 배송됩니다.

해운 사기를 감시하는 ‘퍼블리컨의 람 벤 치온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거의 모든 것들을 구매할 수 있고, 미래에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최신 기술의 반도체도 지하 무역을 통해 러시아로 수입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370만 달러 상당의 반도체를 러시아로 수출했는데, 이는 전쟁 전보다 300배 증가한 수준입니다. 러시아는 중국에서도 마이크로칩과 같은 선진 기술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러시아가 획득한 반도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용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더 타임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는 데 쓰이는 크루즈 미사일 항법 장치 등에 최신 반도체가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서방의 제재를 비웃는 러시아의 ‘뒷구멍도 조금씩 좁아지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최근 러시아로 수출되는 물품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자국이 푸틴 대통령 정권의 조력자라는 인식을 받으면 서방의 경제 제재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더 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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