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고무신] 검정고무신 작가 마지막 말 "부당함 알리자"…"불공정 계약 없애야"
입력 2023-03-27 19:01  | 수정 2023-03-27 20:29
【 앵커멘트 】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고 이우영 작가가 저작권 법정 공방을 벌이다가 숨지는 일이 얼마 전에 있었습니다.
바로 불공정 계약 때문인데 김문영 기자가 고 이우영 작가 유족의 아픈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 기자 】
(현장음)
"와 바나나가 이렇게나 많이? 여기는 천국이야!"

고 이우영 작가가 그린 만화 '검정고무신' 캐릭터 상품들이 대형마트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생전에 마트를 찾아간 고 이우영 작가는 '너희의 가치가 고작 5만 6,700원이니'라며 화면 안에 우는 자신의 캐릭터 모습을 삽입했습니다.

캐릭터 대행 회사의 허락 없이 캐릭터를 등장시킨 만화를 그렸다는 이유로 소송에 걸린 이 작가는 4년째 작품 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故 이우영 / 작가 (지난해 1월, 본인 유튜브)
- "제가 극장판 예고편을 올렸는데요. 유튜브에서 메일을 받게 되었는데 '저작권 침해, 삭제 대기중' 상태에 처하게 됐다는…."

유족 측이 통장내역을 확인했더니 15년간 77개의 검정고무신 사업 아이템이 생겼지만 받은 돈은 단 1,2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고 이우영 작가가 동생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부당함을 알리자는 것이었습니다.


▶ 인터뷰 : 이우진 / 작가 (고 이우영 작가 동생)
- "작가들이 이런 부당한 사실을 많이 알리고 싶은데 작가들 자체가 나서서 할 수 없어요. (형이) '우리 상황을 SNS 잘하는, 많이 알릴 수 있는 분들을 섭외해달라'고 (말했어요) 저한테."

작가의 저작권이 출판사에 포괄적으로 넘어가는 불공정 계약을 맺어 문제가 된 겁니다.

콘텐츠 업계에선 원저작자에게 계약 당시 일정액을 지불하면 모든 저작권을 소유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매절 계약'이 관행으로 흔하게 체결됩니다.

이우진 작가 형제를 포함해 업계에서는 저작권법 개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우진 / 작가 (고 이우영 작가 동생)
- "지나가다가 상품들을 굉장히 많이 봐요. 이게 '왜 거기 있어'하고 원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계약서엔 '협의한다'고 써놓고) 우리는 완전 배제하고 무시하고 상품이 나올 때마다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에요."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민승 VJ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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