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만취 벤츠'...운전자 구한 버스 기사들

인천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중앙 화단을 들이받고 불이 난 가운데 차고지로 향하던 버스 기사 3명이 위기에 처한 운전자를 구했습니다.

오늘(24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45분쯤 인천시 서구 청라동의 한 도로에서 40대 A씨가 몰던 벤츠 차량이 중앙 화단을 들이받았습니다.

사고 직후 차량 엔진룸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으나 A씨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간선 급행버스를 몰고 차고지로 향하던 박모(43)씨는 화재 현장을 목격하고 급히 버스를 멈춰 세웠습니다.

이미 현장에는 다른 버스 기사 2명이 긴급 정차를 한 채 구호 조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고 차량이 중앙 화단에 걸친 상태로 기울어져 있어 문이 완전히 열리지 않았습니다.

박씨 등은 문틈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A씨를 불길 속에서 무사히 빼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천교통공사 소속 버스 운전기사로 사고 현장과 500ｍ가량 떨어진 차고지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박씨는 "차량 문은 완전히 열리지 않고 운전자는 핸들을 꽉 붙잡고 있어 구출이 쉽지 않았다"며 "일단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음주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였습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