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떠돌이 개에 '70㎝ 화살' 쏜 40대..."내 닭에 피해" 황당 변명
입력 2023-03-23 16:17  | 수정 2023-03-23 16:19
화살 관통 학대 받은 개/사진=연합뉴스
"주변 개가 키우는 닭들에게 피해 줬다"
경찰, 끈질긴 탐문으로 검거
전국적인 공분을 샀던 ‘제주 화살 관통 개 사건의 피의자가 7개월 만에 붙잡혔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해 8월 25일 오후 7∼9시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개에게 활을 쏴서 맞힌 혐의를 받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2021년 8월쯤 주변 개들이 자신이 사육하는 닭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개에 대한 안좋은 감정을 갖게 돼 해외 직구로 화살 20개를 구입했으며, 범행 당일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개에게 활을 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정작 화살은 맞은 개는 닭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약 7개월간의 수사 끝에 전날 A씨를 붙잡았으며, 화살 일부 등 증거물을 압수했습니다.

피해견은 범행 추정 시점 이튿날인 지난해 8월 26일 오전 8시 29분쯤 범행 장소로부터 직선거리로 10㎞가량 떨어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등 부분에 화살이 박힌 채 발견됐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탐문과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개가 화살을 맞은 채 돌아다닌 지역이 중산간 일대여서 CCTV가 많지 않고 인적도 드물어서 피해견 행적 파악과 용의자 특정에 애를 먹었습니다.

특히 개의 등 부분을 관통한 길이 70㎝ 화살은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양궁용 화살이어서 화살 주인을 역추적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지현철 서부서 형사과장은 "7개월간 연인원 480여명이 투입돼 집중 수사에 나섰다"며 "자치경찰단과 협업해서 주변 CCTV를 샅샅이 확인한 결과 피해견의 동선을 확인하고 끈질긴 탐문을 벌여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피해견은 발견 당일 구조되자마자 화살 제거 수술 등 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해 현재 타 지역 보호시설에 있으며, 해외로 입양될 예정입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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