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레고랜드, 1천명 고용 창출 약속 못지켜…방문객 수는 "정책상 비밀"
입력 2023-03-23 15:44  | 수정 2023-03-23 15:47
춘천 레고랜드 전경/ 사진 = 연합뉴스
"정규직 200명·비정규직 최대 650명…입장객 수는 비공개"
시민단체 "지자체, 입장객 수 등 공개 전까지 협력·지원 중단하라"

지난해 강원 춘천에 문을 연 글로벌테마파크인 레고랜드의 고용 인원이 1천명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순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대표는 23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200명이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최대 650명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장 근무자의 80∼90%는 강원 도내 사람을 채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장 근무자들은 테마파크 운영상 수요가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계약을 통해 운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장 근무자는 비정규직입니다.


개장 당시 강원도와 춘천시는 고용 창출 8천여명을 기대했습니다. 필로일(Phil Royle) 전 사장은 1천여개 이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고, 강원도가 밝힌 채용 인원은 최대 1천500명이었습니다.

비정규직 근무자까지 포함해 계산해 보아도 당초 예상 고용 창출 인원의 50% 정도에 미치는 수준입니다.

입장객 수에 대해서는 "멀린사에서 '글로벌 정책'으로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 글로벌 정책이 있다 보니 다른 행동을 하기 어렵다"며 비공개했습니다.

앞서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22일 성명에서 "레고랜드 측은 1년이 지나도록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데이터인 방문객 수조차 공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고용 상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방문객 현황은 관광지의 1인 기준 소비액, 체류 시간, 생산 유발 효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중장기 계획 수립을 수립하고 파악하는 데 필요한 원초적인 자료"라며 "강원도와 춘천시는 레고랜드 측이 방문객 수와 고용 현황 공개 등 신뢰할만한 조치를 하기 전까지 어떠한 협력과 지원을 중단하고 재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5월 5일 어린이날 개장 당시 강원도와 춘천시는 연간 방문자 200만 명, 생산 유발효과 5천900억 원을 예상했습니다.

춘천 레고랜드 전경/ 사진 = 연합뉴스

한편 레고랜드를 찾은 방문객 수를 놓고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에 대한 진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3일 정의당 윤민섭 춘천시의원이 레고랜드의 정확한 입장객 수를 파악하는 데 강원도와 춘천시가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윤 의원은 "연간 200만명 이상 관광객, 9천명 일자리 창출, 생산유발효과 6천억, 지방세수 연간 44억을 장담하던 레고랜드가 개장 이후 가장 기초 자료인 입장객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의원은 춘천시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 언론사가 보도한 누적 방문객 수와 춘천시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제출한 자료, 윤 의원이 두 차례에 걸쳐 요구한 서면 질문 답변에서 방문객 수치가 모두 제각각이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휴장과 강추위가 지속된 지난 1월 입장객 수가 1만8천여명에 이른다는 수치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봤다며 "레고랜드 입장객 수가 애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레고랜드 측은 글로벌 지침을 들먹이며 도도함이 넘쳐나는 성명을 통해 잘못된 수치라는 반박에 나섰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원도와 춘천시는 레고랜드 측에 정확한 입장객 수 자료를 요청하고, 레고랜드는 지금까지의 입장객 수와 올해 방문객 유치 목표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 10번째로 개장한 춘천 레고랜드는 겨울 휴장을 마치고 야간 개장, 어린이 물놀이 시설, 시즌 패스 도입 등의 프로그램을 확충해 오는 24일 재개장합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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