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커스M] 하루 강물 3만 톤 퍼서 수돗물 공급…공장은 멈춰 섰다
입력 2023-03-21 19:00  | 수정 2023-03-21 19:41
【 앵커멘트 】
150년 만의 역대급 가뭄에 남부지방 상황이 심각합니다.
댐 저수율이 바닥권까지 내려가자 강물도 귀한 대접을 받게 됐습니다.
강물을 퍼다 수돗물로 쓰는가 하면, 공업용수는 아예 끊겨 공장이 멈춰 섰습니다.
내일 비 소식이 있지만, 바짝 마른 저수지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죠.
포커스M, 정치훈 기자가 가뭄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 기자 】
전남에서 가장 많은 물을 담은 주암댐입니다.

댐에서 보면 물이 제법 담긴 것처럼 보이지만, 상류 쪽으로 갈수록 바닥이 드러납니다.


주로 순천과 여수 등 전남 서남부권에 물을 공급하는데, 송수관로를 통해 동복댐으로도 물을 보냅니다.

그런데 현재 저수율이 17.8%로 낮아져 동복댐에는 물을 줄 여유가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광주시 수돗물을 공급하는 동복댐의 상황도 급박해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댐 위에서 바라보면 댐 앞 경사면이 아찔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맞은 편은 물이 가득 차 있어야겠죠?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댐 뒤편도 앞면과 높이가 비슷할 정도로 물이 말랐습니다."

이곳 저수율도 18.89%에 불과합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100일 뒤면 물이 완전히 마릅니다.

급기야 하루에 영산강 물 3만 톤을 퍼다가 정수해 부족한 수돗물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마저 모자랄 수 있어 상류 저수지에 담긴 농업용수도 끌어다 쓸 계획입니다.

▶ 인터뷰 : 임동주 / 광주시상수도본부 물운용과장
- "물을 방류하게 되면 그 물은 동복댐으로 자연스럽게 유화가 되어 들어오게 되면 저희가 그 물을 상수도로…."

아예 물이 끓긴 공장도 있습니다.

폐지를 녹여 재생 종이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벌써 5개월째 정상 가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장에 쓸 영산강 물을 농어촌공사가 끊었습니다.

지하수로 일부 돌려보지만, 가동률이 30% 선으로 줄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창고마다 폐지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 인터뷰 : 남윤갑 / 한솔페이퍼텍 HR팀장
- "하루라도 빨리 내일이라도 당장 용수가 공급되어서 공장이 안정화되고 근무자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갈이 되려면 100mm 안팎의 폭우가 며칠간 이어져야 하는데, 올봄 남부지방 강수량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을 것으로 예보돼 가뭄 고통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포커스M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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