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기자M] 때웠는데 또 '뻥' / “나비약 팝니다” / 직장 거지 배틀
입력 2023-03-21 19:00  | 수정 2023-03-21 19:39
【 기자 】
사건사고와 사회 이슈들에 대해 들여다보는 사회기자M 정태웅, 한범수입니다.


1. 때웠는데 또 '뻥'

[한범수]
어디 구멍이라도 났나요?

[정태웅]
맞습니다. 사진 보시죠.

[한범수]
도로 위 아스팔트 같은데, 싱크홀이네요? 어디죠?

[정태웅]
네,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오늘 아침에 발생한 구멍인데요. 크진 않아도 깊이가 1.5m나 됐다고 해요.

▶ 인터뷰(☎) : 종로구청 관계자
- "청소하시는 분이 손수레로 임시로 세워놓고, 도로과 ·치수과 연락해서 아침에 임시조치 했어요."

[한범수]
사진 보니 청소부님이 센스 있게 잘 막아놓으셨네요. 출근길인 데다 도심이다 보니 신고 늦었으면 위험할 뻔했습니다. 보행자라도 지나갔으면 어쩔 뻔했어요. 왜 생겼대요?

[정태웅]
정확한 원인은 파악 중인데요. 물을 내려 보내는 하수박스가 있는데, 이게 침하됐다고 해요. 현장 가보니 복구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습니다.

▶ 스탠딩 : 정태웅 / 기자
- "역 앞 도로 한복판에서 싱크홀을 메우는 작업으로 차량 통행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정태웅]
다만, 여기가 어제 오전에도 지반 침하로 민원 신고가 들어와서 구청에서 한차례 조치를 해놨던 곳이었거든요. 복구작업 확실히 해야겠습니다.

[한범수]
네, 연초에 저희가 서울 마포구 아파트 단지 내 싱크홀 의심 현상 다뤘던 것도 생각나네요. 도심 싱크홀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데, 빠르고 확실한 복구가 대형사고를 막습니다.


2. 나비약 팝니다”

[정태웅]
나비약? 무슨 약이죠?

[한범수]
식욕억제제를 흔히 나비약으로 부르는데요. 우선 사진 한 장 보시죠.


[정태웅]
디에타민이라고 쓰여 있네요. ‘인증해 드린다, 연락처 드린다, 이런 문구 보니까 중고 매매하려고 게시물 올린 거 같아요.

[한범수]
네, 병원에서 처방받고 나서 SNS로 되파는 장면입니다. 저게 향정신성 의약품이거든요.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마약 성분이 있는 약입니다.

[정태웅]
위험한 약이네요. 처방전도 없이 저렇게 팔리는군요. 누구 소행입니까?

[한범수]
네, 총 16명이 경찰에게 붙잡혔는데요, 15명은 판 사람, 1명은 산 사람이었습니다. 피의자 3명은 10대 청소년이었다고 합니다. 이들 모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수사받고 있습니다.

[정태웅]
청소년까지 있었군요. 그나저나 잡힌 인원이 꽤 많거든요. 조직적인 범행 같다는 느낌도 들어요!

[한범수]
이들 대부분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피의자 진술을 포함해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조직적인 유통이 이뤄진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잡힌 걸 보면, 평소 SNS로 약물 구하기가 쉽긴 한가 봅니다.

▶ 인터뷰(☎) : 황선경 / 약사
- "(나비약) 먹다 보면 점점 용량도 증가하고, 의존성이 있어서 계속 찾더라고요. 의사 선생님이 그 사람한테 처방을 안 해도 가족을 통해서 처방 타는 사람도 봤고…."

[정태웅]
하나 궁금한 게 더 있네요. 나비약 같은 거면 모르겠는데, 위험하지 않은 평범한 약들도 중고 거래하면 안 되나요? 먹다 남은 약 있으면, 솔직히 그냥 버리기 애매할 때 있거든요.

[한범수]
안 됩니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본인 또는 지인이 처방받거나 구매했다고 해도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판매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식약처가 평소 모니터링하고 있는데요. 상습 판매자는 더 엄격하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정태웅]
네, 어떤 약이든 약을 살 때는 의사나 약사의 조언을 듣고 구매해야겠습니다. 법도 법이지만, 건강 생각한다면 당연히 그래야겠죠.


3. 직장 거지 배틀

[한범수]
이건 무슨 말이에요?

[정태웅]
직장인 커뮤니티에 요즘 별 얘기 다 나오잖아요. 직장 거지 배틀하자”라면서 게시글이 올라왔는데, 댓글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한범수]
어감을 보니까 누구 직장이 더 안 좋은지, 직장에서 얼마나 기막힌 일이 많은지 말해 보자는 거 같은데요?

[정태웅]
맞습니다. 몇 개 소개해 볼게요. 종이컵을 쓸 때, 이름을 적고 하나만 써야 한다”, 수정테이프 다 쓴 걸 보여줘야 다시 채워준다”, 이런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한범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치졸하네요.

[정태웅]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신입 들어와서 책상 새로 사야 하는데, 남이 버려놓은 거 가져왔다”, 두루마리 휴지심 모아 놓고 보여줘야 휴지 떨어졌다는 말 믿어준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한범수]
휴지심은 좀 심했습니다. 화장실도 저렇게 가야 하나요. 그나저나 듣다 보니까 재밌네요. 사례 더 없나요?

[정태웅]
노무사인 대표가 물 많이 먹는다고 뭐라고 했다, 오전에 불 끄고 일한다, 설 선물로 구운 김 10장 정도 받았다 등등입니다.

[한범수]
그나저나 댓글 내용들이 진짜일까 싶기도 한데, 또 거짓말이라기엔 꽤 구체적이고 그럴듯하단 말이죠.

[정태웅]
네, 약간 과장된 면도 있어 보이지만, 요즘 직장인들은 회사 생활의 비애를 저렇게 해학적으로 풍자하면서 서로에게 위로받는 거 같습니다.

[한범수]
그래도 만날 웃고 넘길 순 없는거 아닙니까. 뭐가 바뀌어야 할까요?

[정태웅]
중소기업 퇴사자들, 복지나 조직문화 마음에 안 들어서 회사 나갔다는 통계 있는데요. 직원들을 상식적이고 인간적으로 대우해 주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웃기고 슬픈, 웃픈 현실이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정태웅 기자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고지훈, 오광환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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