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더듬고 껴안고'…인도 축제서 日 여성 집단 희롱 "도를 넘었다"

인도에 방문한 일본 여성이 봄맞이 '색의 축제'로 알려진 '홀리'(Holi)를 즐기던 중 집단 희롱당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12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NDTV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홀리' 축제 현장에서 일본 관광객 여성을 희롱한 사건의 용의자인 미성년자 1명 등 남성 3명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체포된 남성들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오사카 출신 피해 여성 메구 미코(22)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난 8일 인도 수도 뉴델리 파하르간즈의 홀리 축제 현장을 찾았다가 겪은 일을 털어놨습니다.


매년 힌두력 마지막 달 보름날에 열리는 '홀리' 디왈리(Diwali) 등과 함께 힌두교 3대 축제로 꼽히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인도 전역과 방글라데시, 네팔 등에서 열리며 서로의 얼굴과 몸에 색을 칠하거나 색가루 등을 뿌리며 봄을 만끽하는 축제입니다.

미코가 공유한 영상을 보면, 여러 남성에게 둘러싸인 그는 온몸에 색 가루와 염료를 뒤집어쓴 상태였습니다. 한 미성년자는 미코를 붙잡은 채로 얼굴에 염료를 문질렀고, 또 다른 남성들은 계란을 던지거나 스프레이를 뿌렸습니다.

미코가 저항하는데도 강제로 끌어안거나 신체 부위를 더듬기도 했습니다. 한 남성은 무리에서 빠져나온 미코에게 다가가 가슴 부위를 만졌고, 미코는 이 남성의 뺨을 때린 뒤 자기 몸을 감싼 채 현장을 떠났습니다.

영상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졌고, 현지에서는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델리여성위원회 스와티 말리왈 위원장은 "홀리 기간에 외국인을 성희롱한 매우 충격적인 영상이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 완전히 부끄러운 행동"이라며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코는 "내가 참가한 '홀리'라는 인도 축제는 무례함으로 가득 차있어서 낮에도 여성 혼자 외출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친구 35명과 함께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런 일을 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동영상이 촬영된 장소는 인도 내에서도 치안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장소였다"며 "여기서 축제에 참여했기 때문에 분위기가 고조돼 옳고 그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집단에 둘러싸이기 쉬웠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미코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다. 소수의 의견이지만 비판이나 협박에 익숙하지 않아 정신적으로 견딜 수 없다"며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인도의 좋은 면과 즐거움을 전달하는 게 목적인데 다방면으로 걱정과 불안을 안겨드린 점 사과한다"고 되레 고개 숙였습니다.

끝으로 미코는 "이번 건을 계기로 인도 경찰은 단속 강화를 약속했다. 내년 홀리 축제부터는 여성에 대한 괴롭힘 사건이 크게 줄어들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미코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지난 10일 방글라데시로 향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