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금벌 된 꿀벌'…꿀벌 집단 실종 사태 원인은?
입력 2023-03-15 09:51  | 수정 2023-03-15 09:57
꿀벌/사진=연합뉴스
벌이 없어서 수정이 제대로 안 되다 보니 기형의 불량과들이 계속 나와서 솎아내는 중
기후 때문? 살충제 탓?…정책적 대응 필요

지난행 이어 올해도 전국 양봉 농가에서 월동 꿀벌이 집단 실종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가 올해 22개 시군에서 월동 꿀벌 피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꿀벌 26만 7983봉군(통) 중 59.8%(16만379통)에서 꿀벌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충남에서도 25만1404통 중 절반이 넘는 13만7908통이 실종 피해를 보는 등 다른 지역 역시 피해갈 수 없었는데, 약 131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남 양봉업계에 따르면, 꿀벌 한 통의 가격은 2019년 16만 원에서 최근 40만~45만 원으로 4년 만에 세 배 가까이로 올랐는데, 일각에선 ‘금벌이라 부를 정도라고 합니다.


경북 김천에서 참외를 재배하는 이순악(69) 씨는 꿀벌 값이 배로 오르면서 과거보다 꿀벌을 많이 사 오지 못 하고 있다. 생산비는 오르고 수확량은 줄어 들고, 불량과 발생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농가에서는 꿀벌보다 저렴한 수입산 호박벌 등을 수정벌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꿀벌보다 수정 능력이 떨어지고 그마저도 수요가 몰려 확보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렇듯 2년째 꿀벌 대량 실종 사태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기온 변화가 지난해 꿀벌의 집단 폐사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 겨울벌 수명이 크게 단축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꿀벌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응애(꿀벌 전염병을 일으키는 진드기)를 꼽았는데, 양봉 농가에서 방제제를 오남용하면서 내성을 가진 응애가 전국으로 퍼졌다는 것입니다.

꿀벌의 먹이원인 밀원수(蜜源樹)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밀원수는 꿀벌이 꿀과 화분을 수집하는 나무로 대표적인 게 아카시아로 불리는 아까시나무입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한 산림녹화 때 심었던 아까시나무는 2000년대부터 수명을 다해 죽어가기 시작했는데, 먹이가 부족해진 꿀벌이 영양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 기능이 약해졌다는 것입니다.

[양서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1023ashl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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