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성폭행당했다" 자해 사진 공개하며 자작극…英여성 8년 6개월 형
입력 2023-03-15 08:24  | 수정 2023-06-13 09:05

아시아 성매매 조폭에게 납치,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20대 여성이 사실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 징역 8년 6개월의 형사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자해한 사진을 직접 올리며 꾸며낸 자작극 때문에 무고한 남성들이 누명을 쓰고 여러 피해자가 생겼습니다.

영국 법원은 14일(현지시간) 거짓 증언 등 사법체계 방해 관련 9개 혐의로 기소된 엘리너 윌리엄스(22)에게 이처럼 판결했다고 더 타임스와 가디언 등이 보도했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법원은 윌리엄스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결론 내리는 한편, 그가 반성의 기미를 보이거나 범죄 이유를 해명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사건은 2020년 5월 윌리엄스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습니다.

윌리엄스는 남성 여러 명으로부터 납치, 폭행, 강간당했다고 주장하며 눈이 크게 멍들고 손가락이 일부 잘린 사진도 첨부했습니다.

사실 이는 자신이 슈퍼에서 산 둔기로 스스로 낸 상처였습니다.

이 글이 인터넷에서 퍼지면서 잉글랜드 북서부 컴브리아 지역 해안가에 인구 5만 명인 소도시 배로우 마을에 시위대가 몰려오고 극우 단체들도 주목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엘리에게 정의를'이라는 세계적 연대 모임이 만들어졌고 회원이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모임에서 만든 로고는 지역 곳곳에 붙어있었습니다.

파장이 확산되자 윌리엄스는 무고한 남성 3명을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윌리엄스는 휴대전화 6개를 사용하며 가짜 아이디를 만들고, 남성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조작해서 아시아 범죄자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윌리엄스는 조폭 수장인 모하메드 람잔(43)이 자신을 12세 때 암스테르담의 사창가에서 일하게 하고 경매로 팔았다고 했습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람잔은 소셜미디어로 살해 위협을 수도 없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강간범으로 누명을 쓰고 73일간 구금되기도 했습니다.

범죄에 가담한 사업체라며 가짜 명단이 소셜미디어로 돌면서, 그에 포함된 인도 식당들은 유리창이 깨지고 고객이 급감하는 피해를 겪었습니다.

경찰은 강간범으로 지목된 남성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윌리엄스의 집 와이파이를 사용해서 만들어졌고, 그가 납치됐다고 말한 시점에 혼자 호텔에 체크인한 것도 확인했습니다.

프레스턴 왕립법원이 거짓 주장으로 피해자들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안기고 지역사회에 인종 갈등을 부추긴 윌리엄스에게 징역 8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고 BBC가 전했습니다.

배심원단은 지난 1월 윌리엄스의 사법체계 방해 등 9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습니다.

판사는 그의 주장이 완전히 거짓이었다고 결론 내리며 그가 반성의 기미를 보이거나 범행 이유를 제대로 해명하지도 않는다고 꾸짖었습니다.

윌리엄스는 법원에 제출한 편지에서 "실수를 한 걸 안다. 미안하다. 변명하진 않겠지만 어리고 혼란스러웠다"면서도 "내가 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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