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기자M] ‘100인분’ 오픈런 / 24시간 경비원의 비극 / “사랑의 매 아니었다”
입력 2023-03-14 19:00  | 수정 2023-03-14 19:50
【 기자 】
사건사고와 사회 이슈들에 대해 들여다보는 사회기자M 정태웅, 한범수입니다.


1. ‘100인분 오픈런

[한범수]
오픈런은 백화점 명품관 앞에서 일어나는 거잖아요?

[정태웅]
네, 줄 서 있다가 문 열자마자 달려간다고 해서 오픈런이죠. 비슷한 현상이 식당에서도 일어나는데요, 보시죠.

[한범수]
대학교 같아요?

[정태웅]
경희대학교에서 어제부터 실시한 ‘천원 급식인데요, 오전 8시부터 선착순 100명에게 제공되는데, 인기가 너무 많은 나머지 20분 만에 동났습니다.

▶ 인터뷰 : 나카마 하루나 / 경희대 1학년
- "매일 고민하던 식사를 간단하게 1천 원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 인터뷰 : 차민주 / 경희대 4학년
- "지출내역을 보는데 1천 원이니까 부담이 안 되더라고요. 어제도 먹고 오늘도 온 거예요."

[정태웅]
사실 저희가 배식 첫날이었던 어제도 갔었거든요. 워낙 빨리 끝나버려서 헛걸음을 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박다빈 / 경희대 4학년 (어제)
- "아침을 먹으려고 왔는데 일찍 끝나버렸다고 해서 되게 아쉬웠고요. 내일부터도 계속 찾아서 먹을 예정입니다."

[한범수]
저 같아도 1천 원이면 달려가서 먹겠어요. 근데, 이거 이렇게 싸게 운영이 되나요?

[정태웅]
저도 궁금하더라고요. 물어보니까 원래 4천 원인데요. 나머지는 정부, 대학, 생활협동조합 등에서 십시일반으로 보태는 형태라 크게 문제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한범수]
101번째 학생부터는 제값 줘서 아쉽긴 하겠어요. 어찌 됐든 치솟는 물가 속에서 학생들 아침 책임지려는 의도는 좋습니다.


2. 24시간 경비원의 비극

[정태웅]
좋지 않은 예감이 드는데요. 어떤 일이었나요?

[한범수]
우선 사고가 난 장소부터 보여드리죠.


[정태웅]
꽤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빌딩이군요.

[한범수]
네, 서울 광화문역 근처에 있고요. 대기업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외부 업체가 용역을 받아 건물 경호를 맡고 있는데요. 지난 8일, 야간 근무를 섰던 40대 보안요원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습니다.

▶ 스탠딩 : 한범수 / 기자
- "보안 담당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위치는 빌딩 지하에 있는 전용 휴게실이었습니다. 평소 지병이 없었지만,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태웅]
지병이 없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요? 야근했다고 무조건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건 아니잖아요.

[한범수]
그렇죠. 야근 자체는 문제가 아니죠. 그런데 A 씨는 한동안 야근도 하고 주간 근무도 하고, 계속 일했다고 합니다. 사망 당일에는 연이틀 24시간 당직 근무를 섰다는 증언도 전해집니다. 그래서 과로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동료 보안요원
- "대체 인력이 없다 보니까 본인이 좀 알아서 하려고 했던 게 아닌가…. 자세한 내막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태웅]
왜 그렇게 근무를 많이 서셨을까요? 다른 분들이랑 나눠서 하면 됐던 거 아닌가요?

[한범수]
동료들이 퇴사하면서 일손이 부족해졌는데, 인력 충원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고 당시 A 씨는 팀장을 맡고 있었다는데요. 떠난 직원들의 근무까지 떠맡았다고 합니다.

▶ 인터뷰 : 동료 보안요원
- "두 사람씩 3개 조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네 사람이 나갔으니까…."

[정태웅]
회사 측이 빠르게 인사 배치를 다시 해주면 될 일 아니었나요? 과로를 강요하거나 방치한 건 아닌지 조사해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한범수]
고용노동부는 일단 근로 시간 위반과 관련해 사건 진정이 됐는지 확인하는 중”이라고만 답변을 남겼습니다.

[정태웅]
얼마 전 노동단체가 낸 성명을 보니까 과로사한 노동자가 한 해 평균 5백 명이 넘는다고 하던데요. 빈말 같진 않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철저히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3. 사랑의 매 아니었다”

[한범수]
무슨 말이죠?

[정태웅]
영상 잠깐 볼까요?

<영화 친구의 장면>


[한범수]
영화 '친구' 장면이죠. 오랜만에 보니까 더 살벌하네요.

[정태웅]
네, 그런데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보다 심한 교사폭력을 당했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데 충격적이라 몇 개 소개해보려고요.

[한범수]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흘렀을 텐데 지금 와서 올리는 거 보면 상처가 꽤 컸나 봐요.

[정태웅]
중학생 시절 수업태도가 불량했다는 이유로 골방에 끌려갔는데, 선생님이 시계를 풀고 1시간 동안 주먹으로 얼굴 등을 가격하며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글이 있고요. 돈 없고 빽 없는 아이들만 골라 회초리로 온몸을 사정없이 때리고 부모를 욕하는 등 인격모독을 해 매일 극단적 선택 충동이 들었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이런 식의 폭로 글이 오늘만 해도 몇 개가 올라왔고요.

[한범수]
상상초월이네요. 아무 일 없었던 듯 여전히 선생님하고 있을까 봐 걱정도 되고요.

[정태웅]
걱정할 만합니다. 어떤 글은 자신의 피해 사례들을 자세히 고발하면서 현재는 해당 교사가 교장선생님이 됐다며 씁쓸해하기도 했습니다.

[한범수]
이제 와서 처벌은 어렵겠죠?

[정태웅]
네, 폭행죄 공소시효가 짧고 관련 증거도 있어야 하다 보니 쉽지 않습니다.

[한범수]
드라마 ‘더글로리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논란이 이제 교사폭력 폭로 글로 이어지나 봐요. 이렇듯 학교폭력의 충격과 아픔은 오래 남습니다. 선생님이라는 직위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교사폭력이 더 악질적인 학교폭력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지금까지 사회기자M이었습니다.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정태웅 기자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안지훈 기자, 김민승 VJ
영상편집 : 고지훈, 김상진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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