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 69시간' 발표 8일 만에 '재검토' 지시 나온 배경은?
입력 2023-03-14 19:00  | 수정 2023-03-14 19:17
【 앵커멘트 】
불과 8일 전 장관까지 나서서 대국민 브리핑을 한 제도를, 한 주 사이 대통령이 고치라고 주문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죠.
그만큼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건데 윤 대통령이 "특히 MZ세대 의견을 들어보라"고 콕 집은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완 지시가 나온 배경, 박유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개발직 4년차인 정 모 씨는 주 52시간제인 지금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땐 근무 강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 "(개발직은) 일정을 맞추기 위한 추가 연장근무는 거의 비일비재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깜깜할 때 나와서 깜깜할 때 들어가는…."

주 69시간 근로가 가능해진단 말을 들었을 땐 우려부터 앞섰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 "바쁠 땐 몰아서 일을 시킬 수 있지만 33일 쉬겠다고 했을 때 용납할 수 있는 사측이 과연 얼마나 될지…."

근로시간 개편안 발표 이후 가장 많이 나온 반응은 정 씨처럼 "그게 되겠느냐"였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일하다 과로사하라는 말" 등의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도 국정 운영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부가 'MZ세대는 다르다'며 청년층을 타겟팅해 관련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했지만,

▶ 인터뷰 : 이정식 / 고용노동부 장관 (지난 6일)
- "MZ세대들은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 라고 해서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

그 MZ 세대들이 크게 반발하자 추진 동력이 떨어졌고 손질이 불가피해졌단 분석이 나옵니다.

▶ 인터뷰(☎) : 박사영 / 노무사
- "현재 69시간 자체가 근로복지공단에서 제기하는 과로 수준을 넘어섭니다. 이 총량 자체가 대폭 수정 돼야, 하향 돼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일부 비현실적인 가정을 토대로 잘못된 오해가 있다"면서도 "각계각층과 소통하겠다"고 몸을 숙였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17일까지인 입법예고 기간 동안 주 69시간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적극 반영하겠단 입장이어서 경우에 따라 전면 백지화가 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shine@mbn.co.kr]

영상취재 : 전현준 VJ, 신성호 VJ
영상편집 : 김경준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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