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쓰레기집에 고립된 채 살아온 노모와 아들…'김포 화재 사망' 비극
입력 2023-03-14 08:12  | 수정 2023-03-14 08:45
김포 아파트 화재 현장 / 사진=김포소방서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김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령의 모자는 다른 가족이 모두 사망한 뒤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월 30만 원가량의 노령연금을 받아 생활하며, 쓰레기를 집 안에 고스란히 방치해두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제(13일) 경기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김포시 감정동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80대 여성 A씨와 그의 50대 아들 B씨는 수년간 단둘이 생활해왔습니다.

A씨의 남편 C씨는 2018년 숨졌고, 이들 부부가 슬하에 둔 3남 1녀 가운데 B씨를 제외한 나머지 자녀도 차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A씨 모자는 C씨가 숨지면서 남긴 저축금과 A씨 앞으로 나오는 월 최대 30만 원가량의 노령연금으로 5년째 생활해왔습니다.

C씨는 6·25전쟁 참전 용사로 국가로부터 연금을 지급받았지만 그가 숨진 뒤에는 이 연금도 끊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 모자는 해당 아파트를 자가로 보유하고 있고 C씨가 남긴 현금 재산도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를 위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아파트 거실과 4개 방에는 쓰레기봉투가 발 디딜 틈 없이 곳곳에 널려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화기를 쓰는 등 음식을 해 먹은 흔적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아들 B씨가 숨진 채 발견된 방에서 나온 라이터로 인해 처음 불이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노모 A씨는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으나 정확한 사망 시점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담뱃불로 인한 방화인지 실화인지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A씨의 사망 원인은 정밀 부검을 해봐야겠지만 집 상태와 이들의 이전 생활을 고려했을 때 아사 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