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입주지원금 7천만원 드려요"…대구 눈물의 미분양 떨이, 왜?
입력 2023-03-13 15:30  | 수정 2023-03-13 15:33
대구 서구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원인은 과잉공급·고분양가
"규제 완화책 별 도움 안돼…획기적인 방안 필요"


대구광역시 내 미분양 주택이 급속하게 늘면서, 분양가를 깎아주거나 입주 축하금을 주는 사업장이 늘고 있습니다.

오늘(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이 대구 서구에 분양 중인 두류 스타힐스는 분양가 10%를 깎아주고 있습니다. 라온건설이 수성구에 분양 중인 '시지 라온 프라이빗'은 입주 지원금 7천만원에, 중도금 무이자, 잔금 납부 유예 등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수성구의 '만촌 자이르네'가 최대 25% 분양가 할인을 진행 중입니다.

건설사들이 대구 분양 물량에 파격적인 할인 조건을 내건 데는 미분양이 유독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미분양주택현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대구 미분양 주택은 1만3565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지난 1월 277채로, 1년 전보다 2.25배 뛰었습니다.

대구 분양시장에 미분양주택이 쌓여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과잉 공급' 때문입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최근 3년 대구에 공급된 물량은 △2020년 1만3660가구 △2021년 1만6904가구 △2022년 1만9878가구로 총 5만442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아실이 집계한 대구 적정 수요 1만1803가구의 4배가 넘는 아파트가 지어진 것입니다.

너무 높은 분양가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 분양가는 전용 84㎡ 5억9700만~5억9900만원, 전용 106㎡ 8억9800만원, 전용 124㎡ 11억5600만원입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인근 시세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예비 청약자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공급량이 많은 대구는 분양 말고도 상대적으로 기회가 더 많아 분양이 더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악화하자 대구에서는 '할인 분양'하는 단지가 줄줄이 나오고 있으나, 미분양 주택을 빠르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정부가 1·3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예비 실수요자들이 굳이 지방에 있는 집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2008년 이명박 전 정부에서 내놨던 세금 감면 등 확실한 대안이 있어야 대구 미분양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시 정부는 ‘6·11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을 내놓으며 1년간 지방 비투기지역 미분양 주택을 사면 취득·등록세를 50%까지 깎아주기도 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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