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尹 일본 방문 '저자세 외교' 논란 고조될까...전문가들 "장소는 중요치 않다"
입력 2023-03-12 16:55  | 수정 2023-03-12 17:10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日 정치일정·기시다 입지 고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여권 내부에서 ‘저자세 외교 논란이 고조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서 크게 양보한 것과 관련해 비판 여론이 식지 않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국민의 반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면, 모양새가 더 좋았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도 여권 입장에서는 부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일본 내의 정치 일정과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오늘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4월에 일본에서 지방선거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5월에는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라 기시다 총리가 자리를 비우기 마땅치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해법이 미진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본에게 양보를 촉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의 방일도 그런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우리 정부는 최대한 할 일을 하고, 일본 피고 기업 참여나 사과 문제를 일본에게 숙제로 던졌다”며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는 만큼 일본을 코너에 몰고, 압박하는 공을 던진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양기호 전 주고베총영사는 한국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아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은 측면이 있다”며 현재로선 기시다의 방한이 여의치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양 전 주고베총영사는 이어 기시다 총리가 왔으면 좋았겠지만, 장소는 중요치 않다”며 어디서 만나든 일본이 좀 더 진솔한 자세로 회담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시다 총리가 오는 것이 한‧일 양쪽에 더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방한해 강제징용 피해자를 만날 경우 일본 내에서 거센 비판이 일 수 있고, 반대로 피해자를 만나지 않고 돌아가면 한국 내에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 위원은 이번 강제징용 해법은 후속조치가 더 중요한데, 자칫 기시다 정권이 무너지거나 약화하면 후속조치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가 징용 문제 해결을 통한 한‧일 관계 개선에 의지가 있는 만큼, 향후 셔틀 외교를 재개하며 더 많은 결과물을 얻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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