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봉분 밟고 돌덩이 올려놓아"...이재명 부모 산소 훼손, 경찰 내사 착수
입력 2023-03-12 15:41  | 수정 2023-06-10 16:05
임오경 대변인 "'生' '明' 뒤 흐릿한 한자는 '氣' 또는 '殺' 추정"
이재명 "일종의 흑주술...나로 인해 부모님까지 능욕당해 죄송할 따름"
민주당 경북도당, 13일 고발장 접수 예정

오늘(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모 산소가 훼손당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와 관련해 경찰은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표 부모 묘소에 대한 테러 정황이 발견됐다"며 "누군가 무덤에 구멍을 내고 글을 적은 돌을 묻었다"고 밝혔습니다.

제보를 받은 이 대표의 둘째 형이 지난 11일 현장을 방문했는데, 봉분 둘레 4곳에 구멍이 났고, 두 곳에 돌이 묻혀 있었다고 임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부모 묘소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이같은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명(生明)'으로 시작하는 세 글자의 한자가 적혀있는 돌 두 개의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공개한 사진 속에는 땅속에 파묻힌 돌에 생(生), 명(明) 등의 한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이 대표 부모 묘 사방을 파헤쳐 이상한 글이 써진 돌덩이를 누군가 묻었다"면서, "봉분 위를 발로 밟고, 무거운 돌덩이를 올려놓았다. 끔찍하다"고 전했습니다.

임 대변인은 '生' '明' 뒤의 흐릿한 한자는 '氣' (기) 또는 '殺'(살)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는 사진과 함께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라며 "봉분이 낮아질 만큼 봉분을 꼭꼭 누르는 것(봉분 위에서 몇몇이 다지듯이 뛴 것처럼)은 무슨 의미냐"는 글을 적어 올렸습니다.

이 대표는 글을 올린 지 3시간 만에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 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으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한다"면서, "흉매이지만 함부로 치워서도 안 된다는 어르신들 말씀에 따라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수일 내 제거하기로 했다. 나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는 글을 추가로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현재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2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봉화경찰서 관계자들은 이날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소재 이 대표 부모의 묘소에 찾아가 봉분 훼손 등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거쳐 적용 혐의를 구체화한 뒤에야 일대 폐쇄회로(CC)TV 확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오는 13일 아침회의를 거친 뒤 직접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