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펙은 됐고, MBTI E인 지원자?" 면접에도 등장한 성격 유형 검사
입력 2023-03-12 10:42  | 수정 2023-03-12 10:57
MBTI/사진=연합뉴스
기업 "성격 유형 파악하는 데 효율적인 수단"
비판론자 "전문성 떨어지고 시대에 뒤처져"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성격 테스트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지난 5일(현지 시각) 보도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토론토의 스코샤 은행은 2020년 말 신규 채용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플럼'(Plum)이라는 성격 유형 검사를 위주로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회사의 의도대로 지원자의 다양성을 넓히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약 9만 명의 직원 가운데 흑인 비율이 1%에서 6%로 올랐고, 여성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성격 유형 검사와 관련된 시장 규모는 20억 달러(2조 6000억 원)로 추정되며, 매년 전세계에서 1억 명의 근로자가 해당 테스트를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전산으로 성격 테스트가 가능해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엔 코로나 19로 출근과 재택이 뒤섞인 '혼합 근무'(hybrid work)가 떠오르면서, 성격 테스트가 직원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고 관계를 조율하는 데 한층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NYT는 플럼 외에 MBTI 같이 전통적인 성격 테스트도 주요 사례 중 하나로 언급했습니다.

MBTI는 1943년 당시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개발자가 분석심리학 창시자인 칼 융의 이론을 토대로 16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분류한 검사입니다.

이에 대해 "비판론자들은 'MBTI 검사가 전문성이 떨어지며 시대에도 뒤처진다'고 주장한다"고 NYT는 보도했습니다. 성격 테스트 전문가인 브라이언 리틀은 "현재 성격 테스트 종류는 2000개 이상이며, 이중 연구 기반이 있는 개발자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채용 등을 결정할 때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사 평가 방식으로 눈을 돌린다"고 NYT는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무법인이나 은행이 지원자의 학벌 같은 스펙에 주목하는 대신 성격 유형을 반영하도록 고안된 '수티드'(Suited)라는 신종 테스트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이력서에는 미래의 잠재력보다 과거의 특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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