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숨진 비서실장 '6쪽 유서'에 "이재명, 모든 걸 내려놓으시라"
입력 2023-03-10 14:50  | 수정 2023-03-10 15:1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전 비서실장 조문 예정…오후 일정 취소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지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당시 초대 비서실장 전 모 씨가 자신이 받는 혐의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유서에 이 같은 내용을 적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늘(10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전 씨의 경기도 성남시 자택에서 노트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전 씨는 이 대표 이름을 언급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남겨진 가족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도 포함됐습니다.

다만 유족 측이 유서 내용 공개를 거부해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이 유서의 내용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성남시 공무원 출신인 전 씨는 2016년 수정구청장, 2017년 행정기획조정실장을 지냈습니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당선 직후 당선인 비서실장, 도지사 비서실장을 역임, GH(경기주택도시공사) 경영지원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이헌욱 전 사장이 이 대표 대선 캠프로 가기 위해 사퇴하자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습니다.


그는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 구속영장에 등장하는 가운데, 퇴직 전후로 이 대표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영상녹화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표는 2014년부터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FC 구단주로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푸른위례 등 4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133억 5,000만 원을 유치하는 대신 건축 인허가 및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전 씨가 성남시 행정기획국장 시절인 2014~2015년 네이버 관계자를 수차례 만나 40억 원을 성남FC에 지원하도록 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2019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모친상 당시 대리 조문을 간 인물로 쌍방울 그룹 의혹에도 등장합니다. 전 씨는 조문을 마친 뒤 쌍방울 관계자에게 쌍방울과 북한 측의 경협 합의서 체결을 축하하며 대북 사업의 모범이 되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대선 경선 시절 GH 직원 합숙소 의혹에 관해서도 당시 경영기획본부장으로서 관여 의혹을 받았지만, 검찰 조사를 받은 적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전 씨의 빈소는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예정된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전 씨를 조문할 계획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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