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유성 출장' 파주시의회 여행사 선정 특혜 의혹…"보고서 써드려요"
입력 2023-02-28 19:00  | 수정 2023-02-28 19:28
【 앵커멘트 】
경기 파주시의회 의원 15명 중 14명이 무더기로 외유성 해외 연수에 나가 논란이 일고 있죠.
그런데 여행 업체 선정 과정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합니다.
특정 업체 특혜설과 사전 내정설까지 나왔는데, MBN이 여행사들이 파주시의회에 제출한 견적서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파주에서 21년째 여행사를 운영 중인 이 모 씨는 지난 1월 2일 한 파주시의원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10일간의 일정으로 유럽 연수를 가는데, 나흘 뒤인 1월 6일까지 파주시 여행업협의회 소속 여행사들의 견적서를 이메일로 받겠다는 겁니다.

준비 기간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협의회 소속 여행사 중 5곳이 견적서를 제출했는데, 나중에 선정된 여행사는 협의회에 속하지 않은 비회원사였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 여행사 대표
- "보통 메일로 접수하라고 하면 책자로 낼 수가 없잖아요. 2장, 많으면 5장 정도로 해서 보내는데, 유독 한 곳의 여행사만 책자로 제출한 거예요. 참여했던 다섯 곳의 여행사가 다 박탈감을 느끼는 거죠."

특정 여행사에 미리 알려줘 충분한 준비기간을 준 것이 아니냐는 특혜 의혹과 함께 사전 내정설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MBN이 여행사 5곳의 견적서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세 여행사는 핀란드와 체코, 헝가리 등 시의회가 지정한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일정을 짰고, 나머지 두 여행사는 중동지역인 두바이 일정을 하루 추가했습니다.

그런데 두바이를 끼워넣은 두 곳 중 더 비싼 가격을 제시한 여행사가 선정됐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 여행사 대표
- "아니 세상에 무슨 두바이가 유럽에 붙었는지 혼란스럽고. (같은 조건이면 더 저렴한 곳으로 선정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예산을 절감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의원들은?"

게다가 선정된 여행사는 시의원들이 방문할 현지 기관을 단 한 곳만 지정했습니다.

대신 시의원들이 제출해야 하는 연수 계획서와 귀국 후 보고서 작성을 돕겠다는 항목이 포함됐습니다.

▶ 인터뷰(☎) : 해외 연수 전문 여행사 관계자
- "완전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무슨 보고서를 다 써줘. 미친 거지. 보고서는 본인들이 보고 느낀 걸 의원들이 조를 짜서 해야 하는…."

최근 전국의 광역·지방의회는 투명한 해외 연수 업체 선정을 위해 공모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하지만, 파주시의회는 공고나 입찰 등의 공식적인 기준 없이 해외 연수 업체를 선정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파주시의회 측은 여행사 선정을 담당한 직원이 해외 연수에서 돌아오지 않아 정확한 내용 파악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신성호 VJ
영상편집 : 이범성
그 래 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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