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U "사라진 수천 명의 우크라 아이들…러시아군 납치 추정"
입력 2023-02-28 16:02  | 수정 2023-05-29 16:05
국제시민단체 아바즈 회원들과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유괴한 것으로 알려진 점을 부각하고자 브뤼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앞 로베르트 슈만 광장에 곰인형과 장난감을 나란히 배열하고 있다. / AP = 연합뉴스
우크라 인권위 "러시아, 아이들 납치해 포르노 동영상 만들고 있어"
EU 집행위 부대변인 "폴란드 총리 주도로 대응책 마련 착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대거 납치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유엔과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각) AFP 통신은 우크라이나 인권위원회의 글을 인용해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납치하고 그들을 이용해 포르노 동영상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텔레그램 채널들에 의해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루비네츠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위원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2명의 러시아인이 아동 포르노물 촬영에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이용하는 문제를 의논하는 왓츠앱 대화 발췌본을 텔레그램에 게재했습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대화 중 "아이를 우크라이나 보육원에서 데려왔고 친척은 없다"면서 "이 아이를 이용하는 여러 비디오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1만 3,613명의 미성년자를 자국으로 데려갔습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겨우 122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키 여사는 지난해 12월 프랑스를 방문해 진행한 현지 인터뷰에서 국제적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다나 스피난트 EU 집행위원회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주도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27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스피난트 부대변인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러시아군은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러시아로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큰 사회 문제이자 비극적인 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폴란드와 함께 유엔 기구의 지원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유"라면서 "납치된 아이들을 찾고 범죄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우리는 힘을 합쳐 증거를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세한 계획은 추후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전 콘서트에 강제로 참석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는 러시아가 점령한 마리우폴에서 어린이 367명을 구출했다는 러시아 병사가 소개됐습니다.

이때 우크라이나 어린이 2명이 무대에 올라 러시아 병사에게 안기며 "나와 내 동생, 그리고 여러 명의 아이를 구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아이들의 어머니는 전쟁 초반인 지난해 4월 러시아 포격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사 영상을 본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러시아의 연출에 충격을 받았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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