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의원 14명 외유성 해외출장 심사했지만…"시민들 잘 몰라 관광이라 비판"
입력 2023-02-24 19:00  | 수정 2023-02-27 15:24
【 앵커멘트 】
며칠 전 경기 파주시의원 15명 중 14명이 무더기로 유럽 출장을 떠나 외유성 논란을 빚었는데요.
이에 앞서 파주시의회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가 해외출장이 타당한지 사전에 심사를 했습니다.
MBN이 당시 회의록을 살펴봤더니 심사위원들이 시민의 우려 의견을 나타내기보다는 "잘 몰라서 해외연수를 관광이라고 비판한다"며 오히려 시민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월 30일 경기 파주시의회에서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가 열렸습니다.

2월 20일부터 10일간의 일정으로 계획된 파주시의회 해외출장에 대한 적합성과 타당성을 심사하는 겁니다.

회의가 시작되자 목진혁 자치행정위원장이 이번 출장의 목적과 세부 일정, 비용 등을 설명했는데, 한 심사위원이 대뜸 이런 말을 합니다.


"이 예산으로 의원 14명과 의회 직원 5명이 열흘 동안 다녀올 수 있나"고 물은 겁니다.

목 위원장이 "1인당 40만 원 정도의 경비를 의원들이 자부담하겠다"고 대답하자 이 심사위원은 "시민들은 무조건 토를 단다"며 시민에게 화살을 돌립니다.

그러면서 짐승에 비유하며 "우리나라가 없을 때 사고 관점에서 아직 탈피를 못 했다"며 "어차피 갈 거 기분 좋게 갔다 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잘 몰라서 해외연수를 관광이라고 비판한다"며 시민을 무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습니다.

심사 내내 거친 표현이 오갔고, 심지어 시민들이 심의위원회는 뭘 했느냐고 비판할까봐 형식적으로 외유성 우려를 거론했다는 말까지 대놓고 합니다.

15명 중 14명이 동시에 떠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심의위원 9명 중 회의에 참석한 5명이 모두 찬성해 통과됐습니다.

MBN이 심사위원들을 확인해보니 외부 인사 6명과 파주시의회 의원 3명이었습니다.

외부 인사는 전 파주시의원과 각종 지역단체 회장으로 채워졌습니다.

시민들은 철저히 검증해야 할 심사위원들이 오히려 시의원 편을 들었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인터뷰 : 정다은 / 경기 파주시
- "시민들은 전혀 모르면서 토를 단다고 이야기를 하는 건 그동안 시민들이 어떤 이야기 하는지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너무 화가 납니다."

▶ 인터뷰 : 이지환 / 경기 파주시
-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제대로 안 하고 시의원 편들에서만 생각하고 시민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한 것 같아서…."

앞서 이번 해외연수를 비판했던 파주지역 10개 시민단체는 "연수에서 돌아와 작성할 보고서를 철저히 검증해 부실할 경우 규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신성호 VJ
영상편집 : 최형찬
그 래 픽 : 김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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