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80조원 쏟아부었는데…작년 출산율 '역대 최저' 0.78명
입력 2023-02-22 13:54  | 수정 2023-02-22 13:59
작년 합계출산율 '역대최저'/ 사진 = 연합뉴스
OECD 회원국 중 꼴찌…평균의 절반 못 미쳐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졌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자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정부는 16년간 약 280조원의 저출생 대응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반 토막인 25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했습니다.

연간 혼인 건수는 2년째 20만 건을 밑돌았고 처음 엄마가 되는 평균 나이는 33.0세로 OECD 평균보다 네 살 가까이 많았습니다.


통계청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와 '2022년 12월 인구동향'을 발표했습니다.

작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습니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줄곧 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뿐이었습니다. 작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974년(3.77명) 4명대에서 3명대로, 1977년(2.99명) 2명대로, 1984년(1.74명) 1명대로 떨어졌습니다.

2018년(0.98명)에는 0명대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에 걸쳐 지난해까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합계 출산율을 시도별로 보면 서울(0.59명)이 가장 낮고 이어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이었습니다. 합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1.12명)이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혼인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 뒤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중위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더 부정적인 시나리오에서는 합계출산율이 2025년 0.61명까지 떨어집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천명으로 전년보다 4.4% 감소했습니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가리키는 조출생률도 지난해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감소했습니다. 출생아 수와 조출생률 모두 역대 최저입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생 대응 예산으로 약 280조원을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체감 효과가 미미한 백화점식 대책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면서 저출생 기조를 반전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 사교육비 부담 등은 아이 낳기를 꺼리게 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꼽힙니다. 혼인 자체가 줄고, 혼인을 늦게 하는 추세도 저출생을 심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천건으로 전년보다 1천건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혼인 건수는 2021년(19만3천건) 처음으로 20만건 아래로 떨어진 바 있습니다. 작년에는 이혼 건수도 9만3천건으로 10만건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나이는 33.0세로 전년보다 0.3세 높아졌습니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OECD 평균(29.3세)보다 3.7세 높은 수준입니다.

35세 미만 연령층의 출산율이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7%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한편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인구소멸은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앞으로 고령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늘어날 것이고, 출생아는 적어질 것"이라며 "지금의 자연증가는 계속해서 감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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