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럴 리 없는데" 북극서 55분 '최장 천둥번개' 관측...이유는?
입력 2023-02-18 14:53  | 수정 2023-02-18 14:59
2014년 북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온난화로 인한 습도 증가·해빙 감소 영향"

북극에서 역사상 가장 긴 55분간 뇌우(雷雨)가 관측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사라지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17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북극남극연구소(AARI)는 지난해 7월 북극에서 뇌우가 55분간 지속된 사례를 관측했다고 밝혔습니다.

북극에서 뇌우가 처음 관측된 것은 2019년으로, 당시엔 40분간 지속됐고, 이후 2021년에는 두 차례, 각각 40분, 25분 동안 관측됐습니다.

뇌우는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공기가, 높은 고도로 상승해 발생합니다. 응축된 수증기가 적란운을 만들면 천둥, 번개와 함께 좁은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극지방에서 뇌우가 형성되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우드웰 기후연구소의 제니퍼 프랜시스 선임연구원은 "뇌우가 형성되려면 온난하고 습윤한 공기가 필요한데, 북극에는 둘다 흔치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랜시스는 "북극은 지구 전체와 비교했을 때 평균기온 상승 속도가 3∼4배에 이른다. 여기에 북극을 포함해 전 세계의 대기 내 수증기도 약 4%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런 온난화와 습도 증가가 뇌우 형성의 핵심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프랜시스는 온난화로 인한 해빙 감소도 뇌우 증가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얼음이 녹을수록 해수면이 올라가고, 흰 눈이 녹으면서 태양 복사열을 반사하지 못하면, 극지방의 열 흡수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해빙이 사라지고 고위도 지역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가 훨씬 불안정해진다"며 "따뜻한 공기 뭉치가 급상승하면 뇌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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