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사라진 대치역, 폐쇄됐나?…부실행정으로 승객 혼란·혈세 낭비
입력 2023-02-14 19:00  | 수정 2023-02-14 19:52
【 앵커멘트 】
지하철을 타기 전에 승강장 주변에 설치된 노선도를 보고 도착역을 확인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찾는 역이 노선도에 없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역이 갑자기 폐쇄됐나? 이런 생각도 들 법하지요.
서울 지하철 3호선 역에서 이런 황당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신혜진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의 환승역인 을지로3가역.

3호선 지하철을 타는 승강장으로 내려가 봤습니다.

대화역행 상행선과 오금역행 하행선의 각 역이 표기된 노선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하행선 노선도에 도곡 다음 역에 학여울이 표기돼 있습니다.

도곡역과 학여울역 사이에 있었어야 할 대치역이 누락된 겁니다.

을지로3가역 승강장 주변에 설치된 4곳의 양방향 노선도를 모두 살펴봤더니, 전부 대치역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스탠딩 : 신혜진 / 기자
- "지하철역 노선도가 이렇게 잘못된 상태로 방치돼 있어서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지하철 3호선 탑승객
- "저희같이 부산에서 왔는데 대치동 가야 하는데 역 와서도 없으면 혹시나 역이 사라졌나…따로 찾아봐야 하니까 불편할 것 같기도 하고."

▶ 인터뷰 : 지하철 3호선 탑승객
- "잘못된 거네요. 고쳐야죠. 헷갈리고 혼동되면 안 좋죠."

서울교통공사는 재작년부터 시작한 을지로3가역 내 내진보강 공사로 기둥 외벽이 뜯어져 올해 초 노선도를 새로 달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노선도에 잘못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 "오류가 있던가요? 외주업체가 하는데 외주업체의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공사에서 도안을 줄 때 틀렸을 수도 있고…."

노선도 교체 비용은 1제곱미터당 12만 원 가량.

잘못된 노선도를 폐기하고 새로 제작하려면 적잖은 추가 비용을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서울교통공사의 꼼꼼하지 못한 행정으로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혈세까지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MBN뉴스 신혜진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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