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애인 없는 장애인노조…공사장에 장애인 고용 압박해 수천 만원 뜯어내
입력 2023-02-13 19:00  | 수정 2023-02-13 19:35
【 앵커멘트 】
이름뿐인 장애인노조를 만들어 건설 현장을 찾아다니며 장애인을 고용하라고 압박하고 돈을 뜯어낸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 중에 장애인은 단 한 명도 없었는데, 공사 업체는 계속 공사를 방해하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돈을 줘야 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아파트 공사장 입구에서 한 장애인노조가 노래를 틀어놓고 차량 시위를 벌입니다.

또 다른 곳에선 아예 공사장 출입구를 막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합니다.

장애인노조가 공사장에 불법 체류 외국인이 있다는 걸 알고는 이를 빌미로 장애인 노조원들을 고용해달라며 압박하는 겁니다.

그런데 의심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공사업체 관계자
- "출입문 옆에서는 휠체어에도 앉아 계시고, 목발 짚고 계시고 하다가 (안 보이는 곳에선) 멀쩡히 서서 담배 피우고 다시 와서 몸이 불편한 척을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모두 장애인노조가 일당을 주고 고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 설립된 이 노조 지부에는 장애인이 단 한 명도 없었는데, 가짜 시위대를 내세워 공사장을 협박하고 돈을 뜯어냈습니다.

경찰은 처음부터 고용이 아닌 돈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확인된 피해 업체는 6곳.

노조는 이들 업체에 2억 원을 요구해 현재까지 3,400여만 원을 발전기금 명목으로 받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국중용 / 부산경찰청 공공범죄수사1계장
- "노동조합 지부의 경우에는 신고사항도 없고, 관할 행정관청으로부터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손쉽게 지부를 설립하고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경찰은 장애인노조 관계자 5명을 붙잡아 지부장 등 2명을 구속하고, 다른 피해 현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영상제공 :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 #장애인노조 #고용_강요 #박상호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