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고령화는 노인 집단 할복·자살이 해법"...예일대 日교수 발언 논란
입력 2023-02-13 17:21  | 수정 2023-02-13 17:22
'초고령화 사회' 일본(기사 내용과 무관)/사진=연합뉴스
당사자 "은유적 표현이었다"
NYT "현실에 좌절한 일본 젊은이 사이에서 인기 끌어"


미국 예일대의 일본계 교수가 일본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제에 부담이 되는 노인들이 집단 할복해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제(1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해 37세인 나리타 유스케(成田悠輔) 예일대 경제학과 조교수는 2021년 말, 일본의 온라인 뉴스 프로그램인 아메바TV에 출연해 "일본의 급속한 고령화 사회가 미치는 부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나리타 교수는 해법은 매우 명확하다. 고령층이 집단 자살 또는 집단 할복을 하는 것 아닐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작년에는 일본 초중고생 20명과 가진 강연에선 영화 '미드소마(Midsommar)'에서 72세가 되는 노인들이 마을의 지속적인 번영을 위해서 스스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는 장면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게 좋다 나쁘다, 대답하기는 힘들지만, 만약 그게 좋다면 그런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어제(12일) 보도에서 "나리타 교수는 미국 학계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트위터에선 57만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으며, 특히 일본 경제의 침체가 고령화 사회 탓이라고 믿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나리타 조교수는 NYT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의 과거 발언들이 문맥과 무관하게 잘려 인용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자신은 최고령인 사람들을 리더십 위치에서 밀어내 젊은 층에게 더 활동 공간을 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입니다. 집단자살이나 할복도 "추상적 은유"라고 반박했습니다.

다만 그는 "집단 자살, 할복과 같은 말이 지닌 부정적 함의를 고려해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며 나는 반성 끝에 지난해부터는 그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나리타 교수의 발언에 대해 현지 언론인인 구보타 마사키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면서 그의 발언은 고령화 사회의 부담에 짓눌린 사람들이 ‘내 할아버지가 너무 오래 사네. 없애버려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75세 이상 연령층이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15%를 넘겼습니다. 65세 이상은 전체의 29.1%를 차지합니다.

저출산과 공공부채에 시달리는 일본이 연금 재원 마련에 고심 중인 상황에서 그의 노인 혐오성 발언과 인기가 공공 정책과 사회규범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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