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3억이 7억으로"...금리·입주 폭탄에 서울 전셋값 '뚝'
입력 2023-02-12 10:31  | 수정 2023-02-12 10:39
서울의 한 부동산 앞에서 시민이 전세 가격을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전세대출 부담에 집값 하락·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오르기 힘들 것"

3천여 가구에 달하는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의 입주가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인근 아파트 전셋값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높은 금리에 아파트 입주 물량까지 넘쳐나면서 전셋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강남권 11개 구의 전셋값은 전주보다 1.11% 하락했습니다. 이는 강북권 14개 구 하락 폭(-0.77%)보다 30%가량 떨어진 것입니다.

신규 입주 물량이 있는 강남구는 지난주 전셋값이 1.39% 하락했고, 1천772가구 규모의 흑석 리버파크자이 입주를 앞둔 동작구도 1.69% 떨어졌습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총 3,375가구가 이달 말부터 입주하는데, 지난 3일 기준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등록된 이 단지 전세 매물은 총 1,353가구입니다. 이는 평소 개포동 전체에서 나오는 전세 물량 946건(2022년 2월 3일 기준)를 훌쩍 넘는 수치입니다.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 단지의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 전세 호가는 13억 원에서 최근 7억 원으로, 전용 84㎡ 역시 한때 호가가 16억 원에 달했지만, 현재 10억 원 수준입니다.

신축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지자 구축도 나란히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5㎡(11층)는 2020년 11월 16억 원에 전세계약을 맺었으나, 이달 7일 재계약 때는 10억 5천만 원에 체결됐습니다. 2년 만에 전세 보증금이 5억 5천만 원 낮아진 것입니다.

다른 곳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이파크 85㎡(6층) 전셋값 역시 2020년 12월 9억 5천만 원에서 작년 12월 7억원으로 2억 5천만 원 하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더해져 전세가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싸게 나온 물건이 다 빠지고 호가가 올라간다고 해도 여전히 시세를 밑도는 수준으로 본격 회복세라기보다는 매물 소화 과정으로 보인다"며 "고금리로 인한 전세대출 부담이 있고 집값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더해져 전세가는 당분간 오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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