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반도까지 덮친 지진 공포...“지진 안전 지대 아냐”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
입력 2023-02-11 09:00 
튀르키예 지진현장에서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는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들
지난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강한 여진이 계속 이어졌고, 추위 등 악천후까지 겹치며 피해 규모가 매우 커지고 있는데요. 어제(10일) 기준으로 집계된 사망자는 21,000명, 이 숫자도 매시간 불어나고 있습니다.

한반도도 지진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놀랍게도 물리적으로도요. 진앙지에서 7400km 떨어진 우리나라 서해 백령도에서도 지진의 진동이 감지됐다고 하네요. 물론 그 세기는 매우 낮아 사람이 느끼긴 어려울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큰 충격은 시민들의 마음에 도달했습니다. 도시는 원래 무엇이 있었는지조차 알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됐고, 건물 잔해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발견됐습니다. 그 모습이 TV와 SNS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생중계됐고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생각했죠. 우리나라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번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에선 기상청이 운영하는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통해 한반도의 역대 지진 발생 데이터 1,701건을 수집하고 분석해봤습니다.(북한 지역 지진 제외) 한반도의 지진 얼마나, 어떻게 발생하고 있었을까요.

한반도 지진, 더 잦아지고 강해진다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지진 안전지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대부분 10건 안팎이었고, 많아봐야 20건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꺼든요. 하지만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2001년 처음으로 지진 발생횟수가 40건을 넘었고, 그 이후 10년 간 매년 40건 안팎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부터는 2014년 한차례를 제외하곤 매년 40건 이상을 기록했죠.

국내 관측 사상 최대(규모 5.8) 지진이었던 경주 지진이 발생한 2016년에는 무려 229건의 지진이 일어났고요. 포항 지진(규모 5.4)이 발생한 2017년에는 197건, 2018년에는 정확히 100건의 지진이 관측됐습니다.

지진이 잦아짐과 동시에 더 강해지기도 했습니다. 아래 표는 국내에서 기록된 지진 규모 상위 10건의 순위 인데요.

10건 중 6건이 최근 10년(2014년 이후) 발생했습니다. 이를 제외하면 1978년에 규모 5.0과 5.2의 지진이 발생했고, 2004년, 2003년에도 꽤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한반도 지진, 어디서 가장 빈번했나?


그렇다면 더 잦고 강한 지진이 발생한 최근 10년(2014년 이후)으로 범위를 좁혀보겠습니다. 총 833건의 지진이 확인됐는데요. 전체 지진(1,701건) 중 절반이 최근 10년 동안 발생한 셈입니다. 이 지진들 어디서 가장 많이 발생했을까요?

바로 경상북도였습니다. 이미 지난 2016년과 2017년 경주와 포항에서 규모 5.0 이상의 대형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죠. 총 443건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국내 지진 총 발생 건수의 53%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외에는 전남(95건), 제주(65건), 충남(47건), 인천(38건), 경남(32건)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은 0건 경기도는 8건에 그쳤습니다.

경상북도에 지진이 이렇게 많은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한반도 단층구조선의 조사 및 평가기술 개발 1단계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5년에 걸쳐 경상북가 포함된 한반도 동남권 일대를 조사한 결과 14개의 활성단층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활성단층은 ‘현재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단층이란 뜻은 아니고 ‘258만년 전(신생대 제4기)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이라도 지진이 발생한 단층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당장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날거라는 건 너무 섣부른 우려지만, 그래도 경각심은 가져야겠죠. 특히 포항지진이 발생했던 활성단층은 불과 170년 전 이후 움직였던 흔적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제 한반도는 결코 지진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민경영 데이터 전문기자 / business@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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