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손녀 친구 5년 간 성 착취 혐의 할아버지, 2심서 '무죄'...왜?
입력 2023-02-09 16:40  | 수정 2023-02-09 17:21
춘천지법·서울고법 춘천재판부/사진=연합뉴스
1심 "피해자 진술 일관" → 2심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 안 돼"
어린 손녀와 놀기 위해 집에 온 이웃집 다문화가정의 여아를 강제추행하고 성폭행하려 하는 등 5년간 성 착취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받은 6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오늘(9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유사성행위)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된 A(67)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A씨는 2016년 1월 자신의 손녀와 놀기 위해 찾아온 이웃집의 B(당시 6세)양을 창고로 데리고 가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2018년 8월과 11∼12월, 2019년 9월 자신의 집 또는 이웃인 B양의 집 등지에서 3차례에 걸쳐 B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2020년 1월 자신의 집에서 B양을 상대로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도 더해졌습니다.

휴대전화로 B양의 신체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습니다.


검찰은 "B양이 양육환경이 취약하고 손녀의 친구라는 점 등을 이용해 용돈이나 간식을 줘 환심을 산 뒤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며 A씨를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A씨 측은 "피해 아동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는 점, 핵심적인 공간적·시간적 특성이 매우 구체적인 점을 보아 신빙성이 있으며, 허위로 진술할 동기가 없다"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심에서 주변인들을 증인으로 내세워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하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판결했습니다.

또 재판부는 원심에서 내려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20년간 부착 명령도 파기하고 검찰의 부착 명령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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