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하느님 아버지' 더 이상 안된다... 영국 성공회, '성중립 호칭' 검토
입력 2023-02-08 17:45  | 수정 2023-02-08 17:54
남성으로 묘사돼온 하느님(미켈란젤로 성화 천치창조)/사진=연합뉴스
"남녀 바꿔쓰기 불가" vs "배타적 남성화로 여성 차별"
교회법 개정 없이 호칭 변경 어려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어제(7일) 영국 성공회가 신을 '하느님 아버지(God the Father)' 대신 성별(gender) 중립적인 호칭으로 고쳐 부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성공회 주교들이 예배에서 하느님을 언급하는 데 있어 남녀 간 성별을 반영한 언어를 사용하는 데 대한 프로젝트를 올해 중으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습니다.

전례위원회 부위원장인 마이크 입그레이브 은퇴 신부는 "우리는 수년간 하느님에 관해 성별 언어를 사용하는 방안을 신앙과 직제 위원회와 협력해 탐색해왔다"라며 "성별 언어에 대한 새로운 공동 프로젝트가 올봄에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움직임에 보수층은 "남성과 여성의 이미지는 교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반박했습니다.

반면 진보적 기독교인들은 "하느님을 배타적으로 남성으로 읽는 신학적 오독이 많은 지속적 차별과 여성에 대한 성차별을 조장해왔다"라면서 환영했습니다.


교회회의 성 및 성적특질 그룹의 부의장인 헬렌 킹 교수는 "일부에게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자신들의 다정한 부모에 대한 긍정적 경험 때문에 도움이 된다"면서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건 엄격한 훈련자로서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 경험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총회 회원인 이안 폴 신부는 "하느님에 대해 남성 대명사를 쓰는 것이 하느님은 남성임을 시사한다고 이해해선 안 된다. 이는 이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느님은 인류와 달리 성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하느님이 '아버지'로 불린다는 사실은 의미에 대한 변화 없이 '어머니'로 대체될 수 없다"면서 "아울러 의미의 손실 없이 '어버이'(Parent)로 성별 중립화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서로 맞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식에게 다른 방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성공회 대변인은 "하느님은 남성이나 여성이 아니라는 점을 기독교인들은 고대부터 인식해왔다"면서 호칭에 대한 변경은 교회법 개정 없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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