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7] '가난과 이별 비관'이라더니 토사물 섭취 강요…진상 규명된 군 사망 900여 건
입력 2023-01-31 19:00  | 수정 2023-01-31 19:39
【 앵커멘트 】
오는 9월 활동을 종료하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일부 군 사망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를 공개했습니다.
가난과 이별을 비관해 숨졌다던 군인은 사실 선임의 구토물을 먹으라는 강요를 받았고 열사병으로 쓰러진 후임을 때려 숨지게 하는 만행도 있었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1988년 강 모 일병이 사망하자, 군은 가난한 가정환경과 애인이 이별을 통보한 것을 비관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숨지기 전날 상급자의 전역식에 참석한 고인은 상급자의 구토물을 먹으라고 강요당하고, 이를 거부하자 구타를 당한 뒤 모욕감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 인터뷰(☎) : 유승기 /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
- "(군 발표와 달리) 가정환경을 비관해 자살할 만큼 가정 경제 사정이 나쁜 상태는 아니었고요, 강 일병 자체가 애인이 없었습니다."

1982년 김 모 병장 사망 사건도 군은 은폐를 시도했습니다.


군은 김 병장이 재물 조사 결과보고서를 잘못 작성해 인사계로부터 질책을 받았고 이를 비관했다고 기록했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김 병장은 수년 동안 보급품이 손실된 사실을 발견해 보고를 했을 뿐인데 상급자가 김 병장에게 없어진 보급품을 스스로 채워넣으라고 강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거짓진술까지 종용하면서 김 병장은 심한 압박감에 시달렸습니다.

1994년엔 열사병을 호소하며 쓰러진 하급자를 상급자가 훈련을 거부한다며 구타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 군은 유족에게 가혹행위 사실을 숨기고 피해 보상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는 9월, 5년 동안의 활동을 종료하는 위원회는 위 사건을 포함해 900여 건의 군 사망사건의 진상을 규명했고 다수 사망자에 대해 국방부에 순직 처리를 해줄 것을 권고했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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