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손님 없지만 난방 끌수도 없어"…1년 사이 58% 급등
입력 2023-01-30 19:00  | 수정 2023-01-30 19:27
【 앵커멘트 】
'난방비 폭탄'에 따른 여론 악화를 의식했기 때문일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하루 앞당겨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위한 1,000억 원의 예비비 지출 안건을 즉시 재가했습니다.
이미 책정된 800억 원까지 더하면 총 1,800억 원이 난방비 지원에 투입됩니다.
하지만, 정부의 에너지 지원 대상에서 빠진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1년 사이 업무용 난방비가 58%나 올랐지만, 손님이 없다고 난방을 끌 수는 없으니까요.
안병욱 기자입니다.


【 기자 】
20년 넘게 운영 중인 서울의 한 고깃집.


최근 가스비가 200만 원 가까이 나왔는데, 주인은 한 달 전보다 90만 원 더 나온 요금 고지서를 보고 깊은 한 숨을 내뱉었습니다.

▶ 인터뷰 : A씨 / 자영업자
- "코로나19 사태로 장사도 안 되는 데다가 인건비 올랐지, 식자재값도 너무 많이 올라서 그런 와중에 가스값도 같이 올라서 가중되는 (부담이) 커서…."

목욕탕이나 대형 찜질방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직원까지 내보냈지만, 업종 특성상 손님이 적다고 기계를 끌 수도 없습니다.

▶ 인터뷰 : 이우현 / 관리소장
- "(저희는) 손님이 많이 들어오건 적게 들어오건 항시 기계를 켜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나가는 건 항시 일정한데 들어오는 손님이 적어서…."

지난해 12월 기준 업무난방용 가스 도매요금은 단위 당 34.69원으로, 1년 전 보다 57.6% 급등했습니다.

업무난방용 도시가스 요금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과 바로 연동해 한 달 주기로 자동 조정되기 때문에 주택용보다 더 비쌉니다.

게다가 정부의 에너지 지원은 취약계층에 집중돼,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 인터뷰(☎) : 박상희 / 소상공인연합회 홍보과장
- "가스와 전기 에너지는 소상공인 영업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에너지바우처, 요금 할인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경기침체 속에 근근히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혹독한 겨울나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이준우 VJ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박경희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