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지원 "김정일도 주한미군 원해…北은 중국을 굉장히 불신"
입력 2023-01-27 11:21  | 수정 2023-01-27 11:34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 사진=연합뉴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과 똑같아"
"한반도에서 미국 전력 증강되길 바랄 것"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어제(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한미군 주둔을 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 "(김정은 부친)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지원 전 원장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중국을 굉장히 불신하고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원하고 있다' 이 말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전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한테 한 말"이라며 "(김정은 발언과) 똑같다. 당시 제가 옆에서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일 전 위원장이 '동북아시아의 세력균형을 위해서는 한반도 통일이 되더라도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해야 됩니다'라고 했다"며 "(김정일 전 위원장은) 중국과 러시아, 일본을 굉장히 불신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높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10월 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오찬을 함께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출간된 회고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공산당의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지키기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이오는 2018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자격으로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그는 회고록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내 미국인들이 필요하며, 중국 공산당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 미국의 철수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중국으로부터의) 보호를 필요로 했다. 이것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나는 과소평가했다"면서 "한반도에서 미국의 미사일이나 지상 전력이 증강되는 것을 북한인들은 전혀 싫어하지 않는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