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통' 속 방치된 2살 영아 시신, 유족들 "인수 거부"…무연고장례 치를 뻔

관계 기관들이 합심해 수목장 치러줘
유족들, 장례에도 참석하지 않아

15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뒤 김치통에 넣어 사우나 등지에 들고 다닌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했습니다.

아이는 '무연고 장례'를 치를 뻔했는데 관계기관 도움 덕에 수목장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제(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2020년 1월 사망한 뒤 김치통에 유기되어 3년 뒤 발견된 2살 영아의 장례가 지난 20일 수목장으로 치러졌습니다.

숨진 영아는 친부모가 모두 구속 기소되고 다른 유족들도 시신 인수를 거부하며 무연고 장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에 검찰과 경기북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장례비를 마련했고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에서 강원 철원지역의 수목장을 지원해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경기 평택시와 경찰 등에서도 행정 지원에 나섰습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측은 모금으로 비용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들은 장례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6일, 15개월 된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김치통 등에 보관하며 3년 간 범행을 은폐해온 친부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서대문구 한 빌라 옥상에서 발견된 김치통 속 영아 시신은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살아있었다면 5살이었을 아이는 친부모의 방치와 시신 유기에 미라처럼 시랍화된 채 발견됐습니다.

수사 관계자는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친모가 (시신을) 씻어놓고 김치통에 보관한 다음에 2년 동안을 갖고 다녔다”며 사우나 갈 때 사우나에 가지고 가고, PC방 가면 PC방에 가지고 가고…. 안고도 자고 그랬다 하더라”고 말해 충격을 더했습니다.

친모는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아이가 사망했고, 두려워서 베란다에 두었다가 친부에게 유기를 부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결코 살해하거나 학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