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로나19, 여전히 비상사태?..."유지" vs "해제" 입장차에 고민하는 WHO
입력 2023-01-27 09:06  | 수정 2023-01-27 09:13
코로나19 마스크 착용, 3년간의 기록/사진=연합뉴스
치명률·중증률↓, 주간 사망자 수도 감소해
그러나 中 확진자 급증과 각국 통계 신뢰도↓ 등 변수
27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발효했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유지 여부에 대한 회의를 엽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입니다. 몇 차례 해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유지에 힘이 실리며 3년간 큰 변동은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선언이 유지된다면 각국의 방역 태세에는 큰 변동이 없을 예정입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선언이 해제될 경우, 확진자 격리기간이 단축되고 마스크 의무 착용 조건이 완화되는 등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무리 없이 관리 가능"


PHEIC 해제는 곧 지난 3년간 전 세계 중대 위기였던 '코로나19 대유행'을 무리 없이 관리할 수 있다는 선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PHEIC 해제를 주장하는 경우 백신과 치료제 보급, 방역 노력 등으로 초기에 비해 치명률과 중증률이 눈에 띄게 낮아졌기에 시민 활동에 대한 제약을 풀고 다시금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코로나19의 출구를 보자는 뜻입니다.

WHO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PHEIC 유지 여부를 논의하는 기구인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런 출구 전략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정확한 해제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가장 유력한 지표는 주간 사망자 수입니다.

주간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위험도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힙니다. 이는 작년 초까지 6만명을 웃돌았지만 같은 해 하반기로 접어들자 1만명 안팎으로 떨어진 바 있습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총장도 지난해 말 "내년에는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해제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갑작스런 변수,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급증'

中 대도시서 확산 중인 코로나19/사진=연합뉴스

WHO 총장의 기대와 달리 지난해 말,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PHEIC 해제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작년 말 중국이 방역 규제를 완화하며 확진자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중국 보건 당국이 구체적 방역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정보 은페'에 대한 전 세계적 우려가 퍼진 것입니다.

이에 WHO는 연일 성명과 기자 회견을 통해 '정확한 정보 공유'를 촉구하는 대중국 메시지를 냈습니다.

중국은 자국 내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지만, 이달 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이 있어 '민족 대이동'으로 인해 방역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걱정이 큽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각국이 집계하는 확진자 수가 코로나19 확산도를 가늠할 지표로서의 기능을 잃고 있다는 점입니다.

감염률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코로나19가 의심되더라도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부쩍 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WHO는 집계의 정확성이나 신뢰성이 들쭉날쭉한 각국의 신규 확진자 수 통계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워져 난감한 상황입니다.

맞물리는 상황 속, WHO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 위원들은 27일 열릴 회의에서 PHEIC 유지 여부를 비롯해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 가운데 전파력이 가장 강한 XBB.1.5의 확산세 등에 대해 논의할 방침입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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