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강간범이 '트렌스 젠더' 주장하자 여성 교도소 구금한 英, 반발에 입장 철회
입력 2023-01-27 08:31  | 수정 2023-01-27 09:04
여성 2명을 성폭행한 아일라 브라이슨의 과거(왼)와 현재 모습/사진=트위터 캡처
강간범 "4살 때부터 트렌스젠더라 생각해…곧 수술받을 것"
여성 수감자 안전에 대한 우려 제기돼
당국 "대중·의회 우려 고려해 구치소 옮길 예정"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여성 2명을 강간한 성폭행범이 재판 도중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성'이라고 주장해 논란입니다. 특히 규정에 따라 성폭행범을 '여성 교도소'에 수감해 스코틀랜드 의회를 향한 비판이 거셌습니다.

반발이 심하자 당국은 26일(현지시각), 그를 남성 구치소로 이송하겠다고 입장을 정정했습니다.


여성 두 명을 강간했지만 자신이 '트렌스젠더'라고 주장하며 여성 전용 교도소에 구금된 이슬라 브라이슨(31)을 두고 영국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당초 애덤 그레이엄이란 이름을 쓰던 브라이슨은 2016년과 2019년, 온라인에서 만난 두 명의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지난 23일(현지시각)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범행을 저지른 뒤 재판을 기다리던 기간에 브라이슨이 여성으로 성전환을 해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브라이슨은 자신이 4살 때부터 트렌스젠더라고 생각했지만 범행 이후인 29세에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직 수술 전인 브라이슨은, 호르몬 약을 복용 중이며 수술 계획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브라이슨의 전처는 26일,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이슨이 수감생활을 편히 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고발했습니다. 그녀는 데일리메일에 "브라이슨의 성전환은 본질을 흐리기 위한 속임수”라며 그저 수감 생활을 더 편하게 하기 위해 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를 여자교도소에 보낸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여성 수감자 중 한 명이 브라이슨에게 공격받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전처의 지적처럼 영국 시민들도 다른 여성 재소자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스코틀랜드 트랜스젠더 법안 지지 시위/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문제는 이 사건이 벌어진 배경이 '스코틀랜드'라는 점입니다.

스코틀랜드와 영국 정부는 최근 트렌스젠더에 대한 입장차로 갈등을 이어가던 참이었습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지난해 말, 법적 성별을 더 쉽게 정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같은 스코틀랜드 방침에 당국은 브라이슨 사건을 두고도 25일까지 "트랜스젠더 재소자에 관해선 적절한 위험 평가를 거쳐서 사례별로 다르게 수용할 것"이란 원론적 입장만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중과 의회의 거센 비판에 26일, 스코틀랜드 의회는 "특정 재소자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대중과 의회의 우려를 고려해서 브라이슨이 여성 구치소에서 옮기게 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철회했습니다.

BBC는 이날 오후, 브라이슨이 남성 구치소로 이송될 것이라 보도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