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핵 전문가도 '이건 좀'…"日 후쿠시마 방류수가 안전? 기본 정보조차 누락"
입력 2023-01-26 17:44  | 수정 2023-01-26 17:53
지난해 5월 열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류 반대 규탄 시위/사진=연합뉴스
日 64개 핵종 측정하겠다 했지만 7개만 공유
공개한 정보의 신뢰성도 '의문'
핵무기와 고농축 우라늄 등을 연구해온 핵 전문가조차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고개를 저었습니다.


오늘(25일) 오후 용산구 갈월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달노키 베레스 페렝 미국 미들버리 국제대학원 교수가 "탱크(오염수 수조)에 뭐가 들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당초 일본은 자국에 보관 중인 1066개·130만t의 오염수를 올해 봄부터 태평양에 흘려보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64개 방사성 핵종 중 탄소-14와 삼중수소를 제외한 62개를 ALPS라고 하는 처리시스템을 통해 불검출 수준으로 낮춰 1㎞ 해저터널로 내보내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페렝 교수는 "우리가 아는 건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현재진행형이고, 고독성 방사성 물질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이라며 그중 일부라도 방류된다면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절벽에서 떨어지기 직전에 브레이크를 밟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애초 카이스트에서 초빙 교수로 소형원자로(SMR)와 부유식 해상원전을 연구하는 등 '핵'을 다루던 그가 후쿠시마 원전을 비판하고 나선 건 도쿄전력이 공개한 자료가 형편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일본 오염수에 관한 내용을 해석하기 위해 구성된 5명의 독립적 과학자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호주 등 18개국에서 만든 태평양제도포럼(PIF)의 요청으로 모였는데, 해당 국가 중에는 어업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많아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2020년 4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류 반대 해상 시위 모습/사진=연합뉴스

앞서 과학자들이 도쿄전력에서 받은 자료는 4.3년 동안 5개 탱크에서 7개 핵종 샘플을 측정한 자료뿐이었습니다. 즉 당초 계획한 것에 비해 한 줌밖에 안 되는 정보를 보낸 것입니다.

탱크 바닥에 있는 찌꺼기에 관한 정보나 전체 탱크에서 얼만큼을 샘플링 했는지 등의 내용이 없었을뿐 아니라 탱크 번호와 같은 기본적 정보도 누락돼 있었습니다.

게다가 보내준 자료도 의아한 대목이 많았습니다.

가령 ALPS 처리수에 있는 스트론튬90과 세슘137의 비율은 최대 1만6000배까지 차이가 났는데, 이 두 핵종은 반감기가 동일해 비율이 두 자릿수 이상 차이가 날 수가 없습니다.

또 세슘134과 세슘137은 반감기 차이가 커 둘의 비율은 초기 1.2에서 0.2정도로 줄어야 하는데 갑자기 1.3으로 늘기도 했습니다.

페렝 교수는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버리는 행위 자체가 지속가능하지 않고,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더구나 후쿠시마 원전이 정상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진탱크에서 장기 보관하거나 콘크리트화하는 등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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