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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Pick] 지구 온난화, 인류 종말의 신호탄인가?
입력 2023-01-25 11:24  | 수정 2023-01-25 11:25
(사진 픽사베이)
현실이 된 기후 위기
지구 온난화의 증거들


#1 지난해 11월24일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소규모 소매점 등에서 비닐봉투 무상 배포 및 판매가 중단되고 식당에서도 일회용 종이컵, 나무젓가락 사용이 금지되었다. 또한 커피숍에 비치된 플라스틱 빨대나 젓는 막대도 사용이 제한되며 야구장 등에서 응원도구로 사용되던 비닐 막대기는 물론 비닐우산도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2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인류는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인류 문명의 발전이 역설적으로 인류의 파멸을 이끌고 있다”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여러 기후 재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3 구글은 2022년 우리나라 사용자가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를 각 분야별로 발표했다. 이 중 뉴스 및 사회 분야 국내 검색어가 특히 눈길을 끈다. 1위는 ‘기후 변화, 2위는 ‘초단기 강수 예측, 3위는 ‘이태원 사고, 4위는 ‘우크라이나, 5위는 ‘스승의 날, 6위 ‘태풍 힌남노, 7위 ‘청년희망적금, 8위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9위 ‘루나 코인, 10위가 ‘포켓몬 빵이었다. 특히 기후 변화, 초단기 강수 예측, 태풍 힌남노 등 기후 및 기상에 관련된 검색어가 10위 안에 3개가 포함된 것이 특색이다.
#4 지난해 12월4일 전 세계 언론은 일제히 하나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프랑스, 러시아, 독일 연구진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2022년 11월에 의학 논문 사전 등록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게재한 내용이다. 자료에 의하면 ‘현재 시베리아 야쿠츠크 지역의 지구 영구동토층(지층 온도가 연중 영하인 지대)에서 약 4만8500년 전 호수 밑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를 포함해 인류가 처음 보는 바이러스 13종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또 ‘토양이나 강은 물론 2만7000년 전 죽은 시베리아 늑대의 창자에서도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아직 충분한 전염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바이러스를 이름을 ‘좀비 바이러스라 했다.

현실이 된 기후 위기

(사진 픽사베이)

위 네 가지의 공통점은 바로 ‘기후 변화이다. 특히 2022년은 ‘ESG환경, 지속가능성, 거버넌스가 사회의 관심을 모던 해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름의 기록적인 장마, 태풍 힌남노 등의 피해, 그리고 세계적으로는 2019년 호주에서 6개월간 지속된 대재앙에 가까운 산불, 동아프리카의 홍수, 서유럽의 폭염 등 ‘이상 기후 현상으로 지구, 자연, 환경, 기후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보통 우리나라의 기후 환경에 대해서 ‘4계절이 뚜렷한 금수강산, 겨울에도 ‘삼한사온의 날씨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제 이것은 ‘틀린 말이 되었다.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상대적으로 무더운 여름과 매서운 겨울은 더 길어지고 있다. 또 겨울에도 3일 정도는 추웠다가 4일간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던 기후의 패턴 역시 무너졌다. 해서 50일간 계속되는 장마, 20일간 지속되는 한파,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수십 개의 태풍이 발생하는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난 지 이미 오래다. 삼한사온이 무너진 원인은 북극의 한파가 남하하는 저지하던 제트 기류의 약화이다. 기후 이상 변화로 인해 두꺼운 장막처럼 북극의 한파를 막아주던 제트 기류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게 되고 또 제트 기류가 흐르는 위치가 점점 남쪽으로 내려오게 됐기 때문이다.
보통의 우리는 하루의 날씨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출근 시 옷을 어떻게 입을지, 우산을 가져가야 하는지, 눈이 내리면 지하철을 타야지 등이다. 하지만 이런 기후 변화가 쌓이고 지속되면서 지구는 지금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구 온난화이다. 즉 지구가 조금씩 더워지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약 44억 년 정도로 추정한다. 당시 지구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혹은 기후는 어떠했는지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빙하기인 약 2만 년 전부터 1900년까지 지구의 온도가 상승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때 상승한 지구 온도는 섭씨 6.1도이다(이하 온도 표기는 섭씨). 즉 2만2000년 동안 지구 온도는 1만 년에 약 3도, 1000년에 약 0.3도, 100년에 약 0.03도가 오른 것이다. 하지만 1900년부터 2000년까지 지구 온도는 딱 100년 만에 1.2도가 상승했다. 그 상승폭은 불과 1.2도이지만 상승 속도는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 현상과 속도가 이제는 진짜 전 지구인에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향후 1.5를 넘어 2도까지 상승한다면 이는 자연재해, 기후 이변을 넘어 지구 종말과 인류의 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 1도도 안되는 지구 온도의 차이로 인류 문명이 멸망한다는 예측은 사실 잘 맞지 않는 예언서를 읽는 느낌처럼 그리 실감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예언은 점점 사실화되고 있다.

뜨거워진 지구

(사진 픽사베이)

물론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20세기부터 지속된 전 지구적 문제였다. 2015년 전 세계 195개국은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2015년부터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약 1.5~2도 내로 유지하기로 협의했다. 즉 전 세계가 점진적인 탄소 감축을 통해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의 시대로 향하자는 것이다. 여기 파리기후협약에서 강조된 온도, 즉 1.5도는 과학자들이 지구 온도 상승의 한계점으로 예측한 온도다. 더 이상의 지구 온난화를 통한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인류가 반드시 지켜야 할 온도인 것이다. 베를린, 뉴욕에 이어 우리나라에도 설치된 ‘기후위기시계가 있다. 용산 헤럴드스퀘어에 설치된 이 시계는 현재 지구 온도가 1.5도까지 상승하는데 남은 시간을 나타내는 데 지금 ‘6년362일11시간37분을 가리키고 있다. 즉 우리, 지구에게는 인류 종말까지 채 7년의 시간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 온난화는 무엇인가. 지구는 태양에서 엄청난 열 에너지를 받는다. 그리고 이를 다시 복사해내면서 지구의 온도를 유지하며 정상적인 지구활동을 한다. 하지만 지구에서 배출하는 열, 즉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양이 정상보다 많아지면서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태양 에너지 유입–지구 표면이 태양 복사 에너지에 의해 가열–증가한 이산화탄소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가 흡수되고 대기는 더욱 가열되어 온실 효과 강화–지구 대기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감소되는 이상 순환이 거듭되는 것이다. 이러한 온실 효과는 지구의 복사열이 우주로 빠져나가는 것을 잡아두는 커튼이 되어 지구는 일종의 비닐하우스가 된다. 2021년 지구의 온실 가스 배출량은 약 400억 톤이다.
태양에서 유입되는 열 에너지를 포함해 현재 지구가 발생시키는 열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tvN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남성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구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같은 위력의 폭탄을 1초에 4~5개, 즉 하루에 43만2000개의 핵폭탄이 폭발될 때 발생되는 열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다며 현재 지구의 상태를 사람과 비교하면 ‘온몸으로 암세포가 퍼진 말기암 환자라고 비유했다. ‘이 말기 증상의 암세포는 최근 그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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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호주의 퀸즐랜드 주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물론 미국, 호주 등 대륙에 가까운 나라에서 산불은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산불은 예전과 달랐다. 산불이 대기를 가열하고 뜨거워진 공기가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면서 화염 토네이도가 되었고, 산불은 겉잡을 수 없이 호주 전역으로 번졌다. 이 산불은 호주의 모든 소방 자원을 동원해도 도저히 잡을 수 없었다. 그러다 2020년 2월에 호주에 하루 약 350mm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산불은 진화되었다. 이 화재로 인해 호주는 대한민국 전체 면적 정도가 불탔고 그 피해액은 약 80조 원에 달했다. 동식물의 피해 또한 막심했다. 호주의 상징인 코알라는 8만 마리 중 6만 마리가 희생되어 이제 코알라는 보호종이 됐다. 그밖에 약 30억 마리의 동물이 사라졌다. 나무와 온갖 식물의 피해 역시 막대하다.
이 기록적인 산불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이다. 즉 인도양의 동쪽과 서쪽의 수온이 약 2도의 격차, 즉 기후 이변이 발생하면서 무서운 재앙이 닥친 것이다.

늦어도 꼭 해야 하는 작은 노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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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단연 이산화탄소와 메탄이다. 이산화탄소는 주로 산업화의 산물, 즉 석탄, 천연가스, 석유 화학, 화력발전소, 자동차 매연, 비행기, 냉장고, 에어컨 등에서 발생한다. 메탄은 소나 양 등 가축 배설물과 인간이 쏟아내는 각종 쓰레기에서 뿜어낸다. 과학자들은 6대 온실 가스로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을 든다. 온실 가스는 단연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인류 문명의 획기적인 발전과 산업화로 인한 부산물이다. 서구와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20세기에 고도의 산업화를 이루었다. 이 산업화 동안 발생한 탄소 배출량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이제 그 산업화의 부작용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이 켜지면서 탄소 배출량 억제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루려 한다. 당연히 산업화 단계에서 뒤쳐진 국가들은 ‘자기들은 다 해놓고 이제 공장 짓고 발전소 짓는 개발국에게 지구의 미래를 같이 책임지자는 것에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이 파리기후협약은 강제성이 아니다. 각 국가가 후손과 지구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못지않게 온실가스의 주범이 된 메탄가스는 사실 인간의 탐욕스런 육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사육되는 가축의 수는 어마어마하다. 소는 약 15억2500만 마리, 돼지와 양은 약 10억 마리, 닭은 약 200억 마리 수준이다. 소를 기준으로 보면 종교적 특성에 의해 인도가 약 1억9500만 마리, 미국은 9400만 마리, 중국은 6100만 마리, 호주는 2350만 마리, 아르헨티나가 5500만 마리이고 우리나라는 약 380만 마리이다. 이 소들은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간이 식용으로 사용한다. OECD 자료에 의하면 세계의 육류 소비량은 2021년 쇠고기 7011만 톤, 돼지고기 1억1260만 톤, 가금육 1억3334만 톤, 양고기 1620만 톤이다. 2030년 전망은 쇠고기 7442만 톤, 돼지고기 1억2702만 톤, 가금육 1억5183만 톤, 양고기 1839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인간의 미식을 위해 사육되는 수십 억 마리에 달하는 가축이 뿜어내는 메탄가스의 양은 대단하다. 소의 방귀나 트림에서도 메탄가스가 배출되는데, 특히 이 가축들의 배설물이 바로 메탄가스의 주범이다. 물론 모든 지구인이 갑자기 육식을 끊고 채식주의자가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육식이 지구 온난화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은 알아야 할 필요성은 있다.
지구 온난화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그 증거 중 가장 위협적인 것은 바로 북극의 온난화와 남극 빙산의 붕괴 현상이다. 지구의 냉장고 역할을 해왔던 북극은 엄청난 속도로 녹고 있다. 1979년 9월부터 2011년 9월까지 32년 동안 북극해의 해빙은 급속도로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2030년경에 북극의 빙하는 모두 사라진다고 예상한다. 더구나 북극권에는 영구 동토층이 있다. 영구 동토층은 ‘2년 이상 모든 계절 동안 토양 온도가 0도 이하로 유지되는 곳을 말한다. 현재 러시아 영토의 약 65%가 영구 동토층이다. 그런데 이 영구 동토가 서서히 녹고 있다.
이 영구 동토층에는 수십만 년 동안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든 동식물의 사체가 동결되어 있다. 이는 메탄가스 약 1조6000억 톤이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이 동토층이 녹는다면 지구 전체가 그 피해는 약 60조 달러에 해당된다. 게다가 단순히 메탄가스 배출만이 문제가 아니다. 수만 년간 동결되어 있던 탄저균 등 지구상에 존재했던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신종 바이러스도 동시에 유출된다면 지금의 코로나19 같은 신종 바이러스와 인류는 다시 전쟁을 해야 한다.

남극의 두꺼운 빙하도 지금 빨간 등이 켜졌다. 남극은 약 2000m 두께의 얼음덩어리가 존재한다. 만약 지금 속도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어 3도까지 올라 남극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지구의 해수면은 무려 57m가 상승하여 전 세계는 물에 잠긴다. 남극의 서쪽에는 남극 빙상의 보루, ‘운명의 날 빙하라 불리는 스웨이츠 빙하가 있다. 이 빙하는 남극 빙하가 급속도록 녹는 것을 방지하는 일종의 마지노선이자 동시에 인류 종말의 방아쇠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행동은 어쩌면 너무 늦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나무 심기, 에너지 절약, 환경 보호 등등 개개인의 이 작은 노력과 행동에 전 지구인이 동참한다면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조금은 늦출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우리도 살고, 우리 후손도 살 수 있다.

글 권이현(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4호(23.1.24,3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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