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7] "아이만 낳아도 5천만 원 드려요"…파격 출산장려금의 속내
입력 2023-01-23 19:00  | 수정 2023-01-23 19:44
【 앵커멘트 】
설 명절 고향에서 지내고 계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서울에서 먼 고향일수록 점차 아이 울음소리가 듣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출산율을 올리려고 급기야 아이 한 명당 5천만 원을 주는 지자체도 등장했는데요.
그 속사정, 정치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성호·이가은 씨 부부는 1년 전 결혼을 하고 전남 강진군에 터전을 잡았습니다.

둘 다 고향이 경기도지만, 남편 직장을 따라 먼 타향에 내려온 겁니다.

그 사이 아이도 생겨 임신 6개월이 됐습니다.


연고도 없는 낯선 곳에서 아이까지 낳아 키우려니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중 보건소 상담 과정에서 5천만 원 상당의 파격적인 출산장려금 소식을 들었습니다.

▶ 인터뷰 : 이가은 / 강진군 거주 출산예정 부부
- "남편만 일하고 있다 보니 당연히 '저도 빨리 일을 해야 하는데…' 그 생각은 많이 했었죠. 경제적으로 저희 돈이 엄청 나갈 걸 생각했는데, 많이 안심이 됐죠."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인구 3만 3천 명인 강진군에서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는 100명이 채 되지 않지만,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600명을 넘겼습니다. 이렇다 보니 강진군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듣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인구가 줄자 내놓은 전국 최고 수준의 출산장려금 카드를 꺼내 든 겁니다.

출산장려금만 받고 다시 도시로 나가는 이른바 '먹튀'를 막기 위해 만 7살까지 매달 60만 원씩 주는 방식입니다.

쌍둥이를 낳으면 한 달에 120만 원씩, 1억 원이 넘는 장려금을 받게 됩니다.

재원 낭비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절실함에서 나온 정책이라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임준형 / 강진군 군민행복과장
- "(전체 예산의) 0.1% 정도 예산만 있으면 육아수당을 지급하게 됩니다. 만 7세까지니까, 매년 증가하게 되면 7년 후에도 전체 예산의 1% 내외면 육아 양육수당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차례 전입 문의가 오고 있지만, 실제 인구 증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 인터뷰 : 한성호 / 강진군 거주 출산예정 부부
- "정책에 대해서는 부러워하고 좋아하는데, 시골에 내려와서 생활한다는 건 좀 두려워하고…."

이 밖에도 강진군은 빈집을 고쳐 정착을 돕기도 하고 청년마을을 만들어 창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과 일자리 유치 등은 지자체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소멸 위기를 겪는 지자체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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