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숟가락 하나로 이 사람 저 사람 입에…치매 노인센터 학대 의혹
입력 2023-01-21 14:31  | 수정 2023-01-21 14:35
한 숟가락으로 여러 노인 떠먹이는 요양보호사 모습 / 사진=제보자, 연합뉴스
먹던 국 다른 노인에게…힘으로 제압하기도
제보자 "나의 부모님이 이러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 앞서"

치매 노인들을 보살피는 한 보호센터에서 먹다 남은 국을 다른 노인의 국그릇에 부어주고 먹게 하고, 말을 잘 듣지 않는 노인을 힘으로 제압하는 등 폭력과 비위생적인 실태들이 영상에 찍혀 공개돼 논란입니다.

오늘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한 코로나 시국임에도 한 숟가락으로 여러 노인의 식사를 떠 먹여주는 비위생적인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공익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고 사건들을 기록해두었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작년 11월 1일부터 이달 초까지 치매 노인센터에서 벌어진 일들을 날짜별로 기록하고 영상 29개를 촬영해 두었습니다.

그는 최근 센터를 노인학대 혐의로 고발해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관할 구청에서 18일 현장 조사를 나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관계자들을 면담했습니다. 노인 보호기관은 앞으로 최소 2주간의 조사를 거쳐 노인학대 여부를 판단하게 되며 구청은 행정 처리 여부를 검토하게 됩니다.


센터 책임자는 관련 사실들을 부인했다가 조사가 진행되고 관련 증거들이 공개되자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가 약 2개월 동안 촬영했다는 영상에는 ▲요양보호사가 한 숟가락으로 여러 노인에게 식사를 입에 넣어주는 모습 ▲요양보호사가 자신이 사용하던 숟가락으로 노인 4명에게 차례로 반찬을 떠주는 모습 ▲ 요양보호사가 한 노인이 먹던 국을 다른 노인의 국그릇에도 부어주고 먹게 하는 모습 등 비위생적인 장면이 담겼습니다.

또 한 요양보호사가 노인의 팔을 양손으로 제압하면서 "입 다물어 엄살 부리지 마"라고 말하자 노인이 "아야야야, 안 할게"라고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A씨는 "노인들에게 손가락질과 언성 높이기, 손으로 눌러 제압하기 등의 폭력도 잘못됐다고 본다. 단순히 노인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나의 부모님, 조부모님이 이러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며 공익을 위해 제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해당 센터는 치매 진단을 받을 노인을 대상으로 연중무휴로 주간에 운영되고 있으며, 입소 비용의 85%를 나라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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