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나경원 해임'에 기시감…윤핵관들의 방식"

"대통령실 처음부터 공격 의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잠행에 들어간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기시감이 있다"며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오늘(20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직접 출연해 "나 전 의원의 경우 제가 겪은 경험이랑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제가 놓인 정치적 상황이라든지, 저와의 어떤 갈등과 요소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걸 풀어나가는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방식이라든지, 그 윤핵관을 지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예를 들어 저랑 갈등이 있던 사람들 그 안에 보면 용산에 누구도 있었을 것이고 다 있는데, 그 때 특이한 점이 있었다"며 "제가 우크라이나 간다고 했을 때 사실 어느 누구한테도 우크라이나 가지 말라는 소리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 당시에 보면 누가 언론에다 흘리기를 '가지 말라는데 갔다' 막 이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한 여섯 달 지나가서 지금 누가 데자뷔로 떠오르냐면 '저출산 대책 발표를 했더니만 그거 하지 말라 했다' 이랬지 않느냐"며 "그런데 도대체 누가 하지 말라고 했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나 전 의원도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런 반응이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현재 대통령실과 나 전 의원 사이 갈등과 과거 윤핵관과 자신의 갈등이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나 전 의원에 대한 입장문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라는 뜻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봐야 한다"며 "문제는 (대통령실이) 타협 의도보다는 애초에 공격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이 외교부 장관 하기를 희망했는데 (윤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좀 언짢게 생각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개인 신상 문제가 아니라 그냥 싫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동산 의혹 등 나 전 의원에 대한 공격에는 "개인의 부동산 보유 내역을 어떻게 국가가 파악할 수 있을까, 혹시라도 과거에 장관을 검토하면서 인사 검증 자료를 제출한 게 있다고 한다면 그 자료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의혹 상황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면 정치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인사 검증을 하면서 봤던 자료를 바탕으로 나중에 그 사람에게 불이익을 준다 그러면 이번 정부의 인재난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조심스럽긴 하지만 적어도 본인에게 출마의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 속에서는 항상 나가셨던 분"이라며 "기회가 주어지면 주변의 만류가 있어도 나가는 스타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3·8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서는 이번에 새로 도입된 '결선투표' 룰을 언급하며 "만약 나 전 의원을 완전히 주저앉히고 안철수 의원이 결선투표에 올라가는 상황이면 그것도 모르는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정치외교학과 '한국의신보수주의' 주최로 열린 특별 강연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에서 학생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자신의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나간다"고 밝히며 국민의힘에서 끝내 공천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엔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