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다서 24일간 표류…"케첩과 마늘가루로 버텼다"
입력 2023-01-20 07:58  | 수정 2023-01-20 08:02
카리브해 섬에서 악천후로 바다에 떠밀린 후 24일간 표류했던 보트 수리공 엘비스 프랑수아(오른쪽)가 구조된 뒤 지난 1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카르테헤나의 한 평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 사진=콜롬비아 해군 제공
"어느 순간 희망 잃고 가족 떠올려"
현재 건강엔 이상 無

카리브해 작은 섬 주민이 3주 넘게 바다에서 표류하다 간신히 구조됐습니다. 그가 살아남기 위해 의존했던 먹거리는 케첩과 마늘 가루였습니다.

1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지 엘에스펙다도르와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도미니카 연방 출신 엘비스 프랑수아(47)는 지난해 12월 신트마르턴 섬에 있는 항구에서 보트를 수리하던 중 배와 함께 파도에 휩쓸렸습니다. 신트마르턴 섬은 카리브해에 있는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제도 중 한 곳입니다.

바닷길에 대해 무지했던 그는 나름대로 배를 운항해 보려 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으며,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 신호 역시 잡히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먹을거리라고는 케첩과 마늘 가루, 국물 내기용 가루 큐브가 전부였습니다.


프랑수아는 천을 이용해 모은 빗물을 식수로 삼아서 조금씩 나눠 먹으며 3주를 버텼습니다. 중간중간에는 침몰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배에 고인 물을 퍼내야 했습니다.

그는 선체에 영어로 'HELP'(도와주세요)라는 글씨를 써넣거나 보트에 불을 붙이는 등 조난 신호를 보내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렇게 20여 일 후, 인근 상공에 비행기가 지나가는 걸 확인한 그는 거울로 햇빛을 반사해 자신의 위치를 알렸습니다.

이를 본 항공기 승무원은 가까운 콜롬비아 측에 신고했고, 콜롬비아 해군이 주변을 항해하던 상선에 도움을 요청해 지난 16일 라과히라주 북서쪽 222㎞ 해상에서 프랑수아를 구조했습니다. 표류한 지 24일 만이었습니다.

콜롬비아 항구도시 카르테헤나의 한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프랑수아는 "아무도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고 어찌할 바도 몰랐다"며 "어느 순간 희망을 잃고 가족만 떠올렸다"고 말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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