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뭐라고? 안 들려"...인간 잡음에 소리 높여 대화하는 돌고래들
입력 2023-01-13 17:07  | 수정 2023-01-13 17:14
제주도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사진=연합뉴스
인간 소음 공해, 해양 생물에 영향 미쳐
사람들이 만드는 소음 공해 때문에 돌고래들이 소리를 높여 소통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각) 브리스톨대 스테퍼니 킹 교수 연구팀의 돌고래 실험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며 시끄러운 환경이 돌고래의 의사소통과 협력을 어렵게 만들고, 인간의 소음 공해가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과학저널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논문 제1 저자이자 공동 교신저자인 페르닐레 쇠렌센 연구원은 "시끄러운 술집에서 대화할 때 서로 목소리 볼륨을 높이게 된다"며 "돌고래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소음에 반응하고 약간의 잘못된 의사소통도 일어난다"고 전했습니다.

사회적 동물이자 지능이 높은 편인 돌고래는 소리로 소통하고 반사돼 돌아오는 고주파로 먹잇감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향 정위법을 사용합니다.

때문에 시추나 선박운항 등 인간 활동 소음은 돌고래 같은 해양생물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병코돌고래 두 마리를 22.6m×15.2m 크기 호수에 넣고 소음이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에서 두 마리의 행동 양상을 관찰했습니다.

두 돌고래에게 일정 시간 안에 반대편 모서리에 있는 버튼을 누르는 협력 임무를 수행하게 하고, 출발 시간에는 차이를 둬 오로지 소리로만 소통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그러자 호수 바닥 스피커의 볼륨을 높이면 돌고래들이 소음 극복을 위해 소리 볼륨과 지속시간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소음이 커질수록 돌고래들의 의사소통 실패도 늘어났습니다. 소음이 가장 낮은 수준에서 선박운항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면 의사소통 성공률이 85%에서 62.5%로 떨어졌습니다.

소음으로 인해 의사소통이 힘들어지면 몸을 서로를 향해 틀거나 가까이 가는 등 몸짓언어로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사진=연합뉴스

킹 교수는 "돌고래들은 사냥과 짝짓기 등을 할 대 소리에 의존해 소통을 하므로 소음 수준은 돌고래 개체의 행동뿐 아니라 전체 군집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2020년 9월 호주에서는 파일럿 고래 450마리가 태즈메이니아 서해안에 떠밀려와 대부분이 안락사됐는데 원인이 해저 소음공해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무척추동물과 어류는 저주파를 들을 수 있는데 돌고래와 고래는 최대 200㎐의 높은 주파수를 들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주변 정보를 얻기 때문입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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