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Cine Interview] “감동과 웃음 계속 ‘스위치’되는 영화”
입력 2023-01-12 15:51  | 수정 2023-01-12 15:57
새해 첫 한국 영화 ‘스위치’ 권상우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했지만 악플에 시달리는 전설의 암살 요원(영화 ‘히트맨)으로,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대기업 차장에서 인생 최대 하락장을 맞은 남자(드라마 ‘위기의 X)로.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 인물을 연기했던 권상우가 ‘스위치를 통해 안하무인 톱배우와 극한 직업 매니저로 1인 2역을 소화한다. 역할이 뒤바뀌는 ‘스위치는 ‘코믹 만능캐인 그의 장기가 폭발한 영화다.
글 박찬은 기자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스위치
에서 그는 캐스팅 0순위 천만배우이자 자타공인 스캔들 메이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던 톱스타에서 생계형 배우이자 매니저로 인생이 180도 뒤바뀐다. 괴팍한 성격과 죽 끓는 변덕 탓에 주변 사람이라곤 유일한 친구이자 매니저 밖에 없던 ‘박강(권상우)은 하룻밤 새 뒤바뀐 인생에선 재연 프로그램을 오가는 생계형 배우이자 매니저 ‘조윤(오정세)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면서 자신이 몰랐던 상대의 처지를 헤아리게 된다. 돈 많고 개념 없는 안하무인 톱스타에서 돈 없고 식구 많은 극한직업 매니저로, 극과 극 캐릭터에 도전한 권상우는 ‘친근하고 코믹한 권상우표 생활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영화 ‘탐정 시리즈와 ‘히트맨, OTT 웹드라마 ‘위기의 X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코믹물에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준 그는 ‘스위치에서 자신의 모습에 가장 잘 들어맞는 옷을 입은 듯 보인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커튼콜에서는 진중한 매력을 보여주고 웨이브 드라마 ‘위기의 X에선 ‘희망퇴직-주식떡락-집값 폭등까지 중년층의 현실 고증 애환을 그대로 풀어내고 있는 권상우는 ‘스위치에서 아련한 표정으로 모자를 눌러쓰며 원조 소라게의 품격을 보여주는가 하면, 귀신과 백년가약을 맺는 ‘서프라이즈 속 새신랑까지 개의치 않고 소화한다. 무명의 연극배우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절친이자 동시에 톱스타와 매니저라는 애증의 관계로 환장의 티키타카를 선보인 배우 오정세와의 케미 또한 관전 포인트. 권상우는 두 아역 배우의 실제 아빠 같은 자연스러운 호흡을 선보인다. 영화 속 ‘인생 스위치라는 설정에 대해 거울을 보는 듯한 미묘한 느낌이 재미있었다. 영화 한 편으로 두 가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그를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만났다.

‘스위치 선택 계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고 실수하고 후회하는 이런 것들이 잘 표현된 것 같았다. 내 삶을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돈 많은 싱글 톱스타와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는 생계형 매니저, 1인2역을 소화했는데 어떤 역할이 더 재미있었나?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매니저 역할을 할 때 더 재미있게 연기했던 것 같다. 드라마 ‘슬픈 연가에 등장해 레전드가 된 소라게 장면을 ‘스위치에서 셀프 패러디했다. 남들이 패러디하는 건 많이 봤는데, 그걸 내가 작품 속에서 직접 해본 건 처음이다. 작가님도 재미있어서 대본에 넣으신 것 같다. 관객 여러분들께 많은 재미를 줄 수 있는 장면이 될 것 같다.

실제 두 아이의 아빠라 두 아역 배우와 촬영할 때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내 아이들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항상 투영이 되고, 그 나이 때 모습들이 보인다. 항상 현장에서는 보고 싶고 그리워하며 촬영했다. 로희(박소이)가 내 얼굴 바로 앞에서 연기할 땐 너무 따뜻하고 울컥했고, 로하(김준)는 그렇게 까불거리다가 놀이터에서 떨어지는 신을 찍을 때는 바로 진지한 연기를 하더라. ‘연기의 감은 타고 나는구나 생각했다. 한 아이가 연기를 잘하면 신기해서 쳐다보고, 다른 아이가 또 너무나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연기를 하면 또 신기해서 쳐다보고 그랬다.

영화를 본 가족들에게 듣고 싶은 말은?

촬영할 때 너무 재미있게 찍어서, 재미만 있을 줄 알았는데, 오늘 영화를 보니 눈물이 많이 났다. 인간적인 우정도 있고 사랑도 있고, 가족과 함께 봐도 굉장히 행복한 영화가 될 것 같다. 빨리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실제 친분이 있는 이병헌 배우 관련 대사도 등장하는데, 아내 역의 이민정 배우와의 케미는 어땠나?

입맞춤 신도 있고, 아무리 연기라도 해도 편할 순 없다. 그런데 (이)민정 씨가 너무 털털하게 잘 받아주고 열심히 해줘서 부담 없이 재미있게 신을 소화했다. 워낙 재미와 감동이 있기 때문에 (이병헌)형님이 영화를 보시면 민정 씨한테도 영화 잘 선택했다고 칭찬해줄 것 같다.

권상우 하면 ‘코믹 캐릭터와 함께 ‘몸짱 이미지가 강한데, 상의 탈의를 한 상태로 오정세 배우와 사우나 신에서 연기하는 장면이 있다.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액션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강도 높은 관리는 안했다. 평소 하던 만큼 관리를 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에서 몸을 다 찢어서(웃음)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스위치를 통해 배우-매니저 관계에 대해 새롭게 느낀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현실에도 있을 수 있는 얘기다. 밴에 탄 박강이 미리 차 히터 안 틀어놨다고 매니저를 힐난하는 신이 있는데, 생각해보면 나도 사람이라,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재수 없는 모습으로 비쳐졌을 때도 있을 것이다. 100명 중 1명은 나를 싫어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니, 더 많은 분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야겠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더 잘해야 되겠다, 더 좋은 가장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

담담하게 보려고 했는데, 눈물이 나더라. 관객 여러분들에게 따뜻한 영화, 즐거운 영화로 나온 것 같아서 감사하다. 2023년 개봉하는 첫 한국 영화인데 우리 영화가 큰 위로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로 찾아뵙길 간절히 기도 드린다.

영화 ‘스위치
톱스타 ‘박강(권상우)은 유일한 친구이자 매니저 ‘조윤(오정세)을 붙잡아 거하게 한잔하고 택시를 잡아탄다. 다음날 아침, 낯선 집에서 깨어난 ‘박강에게 생전 처음 보는 아이들이 안겨오고, 이별했던 첫사랑 ‘수현(이민정)은 잔소리 퍼붓는 아내가, 매니저 조윤은 톱스타가 되어 있다. 박강은 지난밤 택시 기사가 자신에게 했던 만약에 선택을 바꿀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는 말이 떠오른다.

감독 마대윤
출연 권상우, 오정세, 이민정, 박소이, 김준
러닝타임 112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3년 1월 4일

FILMOGRAPHY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2022), ‘히트맨(2020), ‘신의 한 수: 귀수편, ‘두번할까요(2019), ‘탐정: 리턴즈(2018), ‘탐정 : 더 비기닝(2015), ‘포화 속으로(2010), ‘청춘만화, ‘야수(2006), ‘말죽거리 잔혹사(2004),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화산고(2001) 외
드라마 ‘커튼콜, ‘위기의 X(2022), ‘날아라 개천용(2020~21), ‘추리의 여왕 1,2(2017~2018), ‘메디컬 탑팀(2012~13), ‘야왕(2013), ‘대물(2010), ‘못된 사랑(2007~8), ‘슬픈연가(2005), ‘천국의 계단(2003~04), ‘태양속으로(2003), ‘신화, ‘맛있는 청혼(2001) 외

사진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글=시티라이프부 박찬은 기자 park.chaneun@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3호 (23.1.1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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