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21시간 기적 생환' 광부, '바다 여행' 소원 이뤘다
입력 2023-01-08 17:50  | 수정 2023-01-08 18:02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구조된 작업반장 박정하(62)씨가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안동병원에서 퇴원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가족과 함께 울릉도로 2박 3일 여행
울릉크루즈, 박 씨 가족 여행 후원

221시간 동안 광산 갱도에 고립됐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광부 박정하(62)씨의 '바다 여행' 소원이 이뤄집니다.

여객선사 울릉크루즈는 박정하 씨 가족의 울릉도 여행을 후원한다고 오늘(8일)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6시쯤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의 한 아연 광산 갱도에서 매몰 사고가 발생해 작업 중이던 광부 2명이 고립된 바 있습니다.

함께 작업하던 7명 중 2명은 사고 당일 오후 8시쯤 자력으로 탈출했고, 3명은 오후 11시쯤 업체 측에서 구조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2명의 구조가 어려워지자 업체 측은 다음 날인 27일 오전 119에 신고했으며, 지난해 11월 4일 오후 11시쯤 사고 발생 9일만이자 고립 221시간만에 구조됐습니다.

당시 박 씨는 구조 직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니냐'는 질문을 받고 "바다 여행을 가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울릉크루즈 모습 / 사진 = 울릉크루즈 제공


박 씨의 울릉도 가족 여행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2박 3일 일정입니다.

여행 기간 동안 박 씨는 최고급 선실이 있는 크루즈를 타고 울릉도에 입도한 뒤 나리분지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예정입니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숙소에 머물며 저녁에는 울릉도의 한겨울 특미로 알려진 방어회와 울릉도 산나물로 차려진 가족 만찬이 준비됩니다.

박 씨는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칠흑 같은 갱도 속에서 가족과 바다 여행을 상상하며 견뎠는데 그때 소원을 이룬 것 같아 마음이 설렌다"고 전했습니다.

또 박 씨 아들 근형 씨도 "이번 여행이 아버지의 트라우마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울릉크루즈 조현덕 대표는 "절망을 이기고 생환한 박 씨는 우리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주신 분"이라며 "절박한 순간 간절했을 소망을 들어줄 수 있어서 그저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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