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경원 "출산시 대출 탕감, 당장 추진 계획 없어…오해 일으켜 유감"
입력 2023-01-08 10:54  | 수정 2023-01-08 11:24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 사진 = 연합뉴스
"헝가리 제도 응용, 아이디어 정도"
"대통령실 우려 표명 이해한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신이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출산시 대출 원금 탕감' 방안에 대해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나 부위원장은 오늘(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헝가리 제도'를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구입을 위한 담보 대출, 또는 전세자금 대출에 응용해보는 아이디어 정도를 말씀드렸다"고 운을 뗐습니다.

나 부위원장이 언급한 '헝가리 제도'는 결혼을 할 경우 신혼부부에게 목돈을 초저리로 장기 대출해주며, 첫 아이 출생 시 이자 탕감, 둘째 아이 출생 시 원금의 3분의 1 탕감, 셋째 아이 출생시 원금 전부를 탕감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신혼부부 전세대출이나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관련해 저리 대출은 마련돼 있는데 불충분한 부분이 있다. 출산과 연계해 이자를 낮추는 게 있는데, 이것보다는 좀 더 과감한 정책, 일종의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탕감할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 (관계부처와) 정책적으로 정리하고 검토·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신혼자금 대출과 출산을 연계해 출산 시 이자와 원금을 탕감해주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건데, 이에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사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실 안상훈 사회수석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지난 6일 "나 부위원장의 어제 기자간담회 이후 질의가 많이 들어와서 상황 알려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개인의 의견일 뿐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정부 부처나 관련 위원회의 장의 언급을 직접 반박하는 브리핑을 연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입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브리핑 내용을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나 부위원장) 기자간담회 이후 언론 보도가 되면서 관계부처 질문이 쇄도했고, 그 내용을 대통령께 중요한 안건이라 보고했다. 여기에 대해 방금처럼 정부 입장을 정리한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은) 적절히 그렇게 대응하라고 하셨다"고 답했습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 사진 = 연합뉴스


이에 나 부위원장은 자신이 언급한 '헝가리 제도'에 대해 "저출산 위기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하고, 청년들의 주택 부담이 특히나 큰 우리의 경우 실무적 차원에서 검토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해외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실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약 30% 정도가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가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라고 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정책적으로 확정이 된 것은 아니며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라며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도 추후 검토하고 담당 부처와 협의할 생각임을 명확히 밝혔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며 "어떤 정부 정책이든 완성하고 결정해 나가는 과정은 결코 간단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나 부위원장은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으나,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며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의 프레임에 가두고,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없는 곡해를 하는 일은 지양해주길 바란다.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끝으로 나 부위원장은 "어찌 되었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적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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