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물가에 축의금도 부담…사회초년생 "10만 원은 너무 큰 돈"
입력 2023-01-07 10:08  | 수정 2023-01-07 10:12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5만원과 10만원 사이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와

치솟는 물가에 결혼식 축의금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밥을 먹으면 인당 10만 원, 참석하지 않으면 5만 원'이 축의금 공식인 것마냥 자리잡으면서 사회 초년생들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예식 수요가 늘고, 고물가 상황까지 겹치면서 예식장 식대가 많이 올랐습니다.

예식장 기준 식대는 1인당 6만 원에서 7만 원대가 대부분이고, 호텔 예식의 경우에는 10만 원이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울 소재 예식장 식대. / 사진 = 결혼준비 어플리케이션 '웨딩북' 캡처

직장인 김모(27) 씨는 "요즘은 식대가 많이 올라서 아무리 어색한 사이라도 5만 원만 내고 오면 내가 괜히 불편해진다"면서 "10만 원은 부담스럽고, 5만 원은 예의가 아닌 것 같고, 고민이 많다"고 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축의금 액수를 고민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최근 1년간 만난 적 없는 지인이라면, 그냥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축의금 5만 원만 보낸다"며 자신만의 원칙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5만 원과 10만 원 사이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작년 3월 20∼30대 미혼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적정 축의금 액수가 평균 7만 8,9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53.3%는 '10만 원 미만', 45.3%는 '10만 원 이상 20만 원 미만'이 적정하다고 답했습니다.

축의금 액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는 친밀도가 83.3%로 가장 많이 꼽혔고, 경제적 상황(9.3%), 주변 사람이 내는 액수(4.0%)가 뒤를 이었습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직장 선배 결혼식에 아내와 함께 참석해 축의금 10만 원을 냈다가 면박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연을 전한 글쓴이는 과거 선배가 자신의 결혼식에 혼자 와서 축의금을 10만 원 냈던 것을 떠올리고 똑같은 금액을 냈습니다.

그러나 결혼식 이후 선배는 "축의금 10만 원 내고 아내까지 데리고 와서 밥을 먹었냐"며 계속 면박을 줬고, 글쓴이는 "내가 잘못한 거냐"면서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글쓴이가 잘못했다고 보는 누리꾼들은 "물가도 올랐는데 2인분 먹고 똑같이 10만 원 낸 것은 앞으로 얼굴 보지 말자는 것", "2명 가서 10만 원 낼 거면 안 가고 5만 원 내는 게 낫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결혼식은 '축하'가 목적이기 때문에 돈을 따지지 말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들은 "자리에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거 아니냐"면서 "결혼식에 손님 부르고 식대 남겨 먹을 거면 알아서 저렴한 데 찾아서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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