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尹 연하장에도 쓰인 '칠곡할매글꼴'…소식 접한 칠곡 할매들은?
입력 2023-01-02 12:32  | 수정 2023-01-02 13:35
'칠곡할매글꼴'로 만든 윤석열 대통령 신년 연하장 / 사진=칠곡군청
칠곡할매글꼴, 어르신 대상 성인문해교실서 탄생
권안자 할머니 "여한이 없십니더"

뒤늦게 한글을 배운 경북 칠곡군 할머니들의 손에서 탄생한 글씨체 '칠곡할매글꼴'이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연하장에도 쓰이면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2일) 칠곡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새해를 맞아 국가와 사회발전에 헌신한 각계 원로, 주요 인사, 국가유공자 등에게 신년 연하장 카드를 발송했습니다.

연하장 밑에는 "위 서체는 76세 늦은 나이에 경북 칠곡군 한글 교실에서 글씨를 배우신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되었습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추유을 할머니가 '칠곡할매글꼴'로 연하장을 쓴 윤석열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 사진=칠곡군청

자신의 글씨체가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됐다는 소식을 접한 권안자 할머니는 "억수로 고맙다. 여한이 없다"며 기뻐했습니다.

칠곡할매글꼴은 2020년 12월 칠곡군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실'을 통해 처음 한글을 배우고 깨친 할머니들의 글씨를 보존하기 위해 처음 만들었습니다.

당시 할머니들의 글씨 400개 중 김영분(77), 권안자(79), 이원순(86), 이종희(81), 추유을(89) 할머니의 글씨체를 뽑았고, 할머니들은 글꼴을 만들기 위해 4개월간 각각 2000장에 이르는 종이에 손수 글씨를 써가며 연습했습니다. 칠곡군은 어르신들이 작성한 종이 1만여 장을 모아 글꼴을 만드는 업체에 맡겼고 그 결과 칠곡할매글꼴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유명인이나 역사적인 인물이 아닌 시골에 사는 할머니 손글씨가 서체로 만들어진 건 처음이었습니다.


칠곡할매글꼴은 지난해 한컴오피스에 정식 등록된 데 이어 해외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MS워드에도 정식 글씨체로 등록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립한글박물관은 칠곡할매글꼴 5종(칠곡할매 김영분체, 칠곡할매 권안자체, 칠곡할매 이원순체, 칠곡할매 이종희체, 칠곡할매 추유을체)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했으며 이 글꼴들로 제작한 표구를 상설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대권주자 시절 유튜브 채널을 처음 개설할 때도 해당 글씨체를 이용한 바 있습니다. 그는 "칠곡군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어르신의 사연을 듣고 SNS에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어르신들의 손글씨가 문화유산이 된 것과 한글의 소중함을 함께 기리는 차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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